남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10회 US오픈은 예상대로 '언더파 챔피언'을 내지 못한 채 끝났다. 우승자 그레엄 맥도웰(30 · 북아일랜드)의 나흘 합계 스코어는 이븐파 284타(71 · 68 · 71 · 74)였고,합계 5오버파만 쳐도 '톱10'에 들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해안의 페블비치GL(파71 · 7040야드)이 스코틀랜드의 바람 많은 링크스코스 못지않은 '난도'(難度)로 셋업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21일(한국시간) 끝난 대회의 주인공은 맥도웰이었다. 맥도웰은 2008년 핀크스GC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원년 챔피언으로 한국팬들에게도 낯익다. 맥도웰은 '무명' 그레고리 아브레(프랑스)를 1타차로,이 대회에서 두 차례(1994,1997년)나 우승한 어니 엘스(남아공)를 2타차로,그리고 무엇보다 우승에 목말라했던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을 3타차로 각각 따돌리고 첫 메이저타이틀을 안았다. 북아일랜드 선수로는 1947년 프레드 댈리(브리티시오픈) 이후 두 번째로 메이저챔피언이 된 맥도웰은 "평생의 꿈이 이뤄졌다. US오픈 우승을 하다니 믿을 수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3라운드까지 더스틴 존슨(미국)에게 3타 뒤진 2위였던 맥도웰은 최종일 3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존슨이 2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며 무너지는 바람에 우승경쟁에 들어섰다. 맥도웰은 이번 대회 나흘 동안 버디와 보기를 15개씩 기록하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난코스에서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는 단 하나도 기록하지 않았다. 우승 덕분에 맥도웰의 세계랭킹이 지난주 37위에서 이번 주 13위로 24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세계랭킹 1,2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우즈와 미켈슨은 나란히 합계 3오버파 287타로 공동 4위에 자리잡았다.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미켈슨에게 랭킹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었던 우즈는 4월 마스터스에 이어 올해 열린 두 메이저대회에서 잇따라 4위를 차지하며 제컨디션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즈는 2005년 6월 이후 264주 연속 랭킹 1위를 고수했다. 미켈슨과의 랭킹 포인트차는 0.78로 지난주(0.55)보다 더 벌어졌다.

최경주는 이날 7오버파,합계 14오버파 298타로 공동 47위에 머물렀다. 최경주는 올시즌 지속해온 연속 커트통과 대회수를 '14'로 늘렸다. 예선을 거쳐 대회에 출전한 노승열(19 · 타이틀리스트)은 합계 13오버파 297타를 기록,공동 41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