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계의 공장에서 시장으로] (1) 위안화 가치 1980년대 이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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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융시장 기대 만발
상하이 외환시장 '꿈틀'
인민銀, 시장개입 않고 급등 용인
상하이 외환시장 '꿈틀'
인민銀, 시장개입 않고 급등 용인
중국이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21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중국 기준 환율 고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초강세를 보였다. 위안화 1년물 선물가격도 큰 폭으로 올라 절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그러나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에 대한 위안화 기준환율을 이전과 같은 6.8275위안으로 고시,효과는 다소 반감됐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7969위안까지 올라갔다. 이는 중국이 외환시장을 개설한 198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이다. 상하이의 한 외환딜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외환시장에서 정부 개입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은행들은 위안화 가치가 아주 천천히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선물가격은 변동폭이 훨씬 컸다. 지난 주말 달러당 6.7030위안을 기록했던 1년물 선물가격은 이날 한때 6.6209위안을 기록했다. 1.4% 정도 오른 것으로 1년 뒤 2.7% 절상될 것을 반영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30.6원 떨어진 1172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 5월1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 막판에는 한때 1170선이 무너져 1169원까지 떨어졌다. 미국 국채가격도 위안화 절상에 따라 중국 쪽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의 3.19%보다 소폭 오른 3.25~3.28%에서 거래됐다. 반면 중국의 국채가격은 위안화 절상 기대감을 반영해 강세를 보였다. 3년물 국채의 금리는 1.90%로 전날에 비해 0.11%포인트나 하락했다.
시장의 이런 움직임과 달리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기준환율을 종전과 같은 6.8275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문가들은 "대폭적인 위안화 절상은 없다"는 중국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뛰는데도 중앙은행이 개입하지 않자 인민은행이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정책을 바꿨지만 위안화의 절상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14명의 미국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는 올해 달러에 대해 1.9%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당초 3~4%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마쥔 도이치뱅크 홍콩지점 애널리스트는 "올해 위안화는 유로화에 대해 이미 16% 이상 가치가 올랐다"며 "이로 인해 위안화의 평가 절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날 "중국 정부의 위안화 환율 개혁 약속이 반드시 미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절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기대감 확산에 따른 부담을 덜고,절상 기대에 따른 핫머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CIC)의 하지밍 부총재는 "중국의 환율은 복수통화바스켓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하락하면 위안화도 달러화에 대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