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 돈이 많이 풀려 있는 만큼 코스피지수는 하반기에 상승할 것입니다. "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45)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스피지수가 연말께 1850~19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KB자산운용을 최근 3년 연속 주식형펀드 운용수익률 1위(운용 규모 5000억원 이상 기준)로 끌어올린 그가 하반기 증시를 낙관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고,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다.

송 본부장은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해 "금융위기 직전에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1700선만 넘으면 원금을 되찾기 위해 환매하려 하기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탈출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인 재정정책 때문에 세계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나라가 많아져 각국이 출구전략(유동성 회수)을 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부동산 전망까지 어두운 상황이어서 시중에 풀린 돈이 갈 곳은 결국 주식시장과 금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송 본부장은 1700대에서 늘고 있는 펀드 환매에 대해 "환매를 통해 상당수 손바뀜이이뤄지면서 새로운 자금이 증시로 다시 몰릴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과잉 유동성 때문에 누가 봐도 버블이라고 느낄 수준까지 코스피지수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상반기 주도업종이었던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외에 중국 소비 관련 업종과 '녹색주'로 불리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을 투자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중국이 생산 위주의 국가에서 소비도 많이 하는 국가로 바뀌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많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 본부장은 "중국은 '슈퍼 트랜스포메이션'(대전환 · super transformation)이라고 불릴 만큼 소비를 늘려가는 대변혁기를 맞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IT와 자동차 분야에서 중국이 쉽게 생산하지 못하는 발광다이오드(LED) TV 같은 제품으로까지 이미 자리를 잘 잡고 있어 중국의 소비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도 한국의 1980년대와 같이 노사분규가 빈번하고 임금 수준이 올라가고 있는 만큼 중국을 소비시장으로 삼아 매출을 늘리는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게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대해선 "기술적으로 보완돼 성과를 낼 시기가 왔다고 판단돼 업종 내 주도주 위주로 편입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송 본부장은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모바일 인터넷 업체나 게임 종목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주가흐름이 일어날 것"이라며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시장의 절대강자로 등장했지만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의 상당수를 국내 기업이 공급하므로 이들 기업의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산배분 기준으로 주식 70% 이상,금 20%,현금 10% 정도 보유할 것을 조언했다. 펀드에 투자하려면 한국 성장주 펀드 위주로 투자하면서 브릭스 펀드와 최근 많이 하락한 유럽 펀드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했다.

글=박민제/사진=김영우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