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개월째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며 전 고점을 뚫지 못하고 있지만 개별 종목들은 잇달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관련 부품주들은 계단식 상승을 이어가며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LG화학 풍산 등 20개 종목이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자동차 업종대표주인 현대차는 1000원(0.69%) 상승한 14만5500원에 마감,자동차주 신고가 경신의 선두에 섰다. 한국타이어(5.30%) 넥센타이어(4.06%) 한일이화(2.38%) 등 부품주도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 경신 행렬에 동참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자동차주 상승랠리의 배경"이라며 "원 · 달러 환율이 1200원대 초반으로 밀리긴 했지만 대부분 자동차업체들은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주말 JD파워가 발표한 도요타의 2010년 초기결함지수(IQS)는 산업평균보다 높았다"며 "현대 · 기아차 등 국내 업체들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타이어업체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 연구위원은 "최근 천연고무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며 "제품가격 상승이 고스란히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풍산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주와 LG화학 LG화학우도 이날 최고가를 깼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동 아연 등 비철금속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풍산은 주가수익비율(PER)이 5배 수준에 불과한 데다 자동차용 제품 수요가 늘어나며 실적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중국 관련주로 꼽히는 오리온 LG생활건강우선주 아모레퍼시픽 락앤락 등도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으며 KEC 한전KPS 퍼시스 기신정기 등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일시적인 숨고르기는 있을 수 있지만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주가보다 실적 개선 속도가 더 빨라 완성차 PER는 여전히 8배 수준이고 부품사는 4~5배에 머물고 있다"며 "완성차 기준으로 PER 10배 정도에서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지만 현 주가에선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최 연구위원은 현대차 17만원,기아차 4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도 풍산과 고려아연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며 두 종목을 철강업종 내 최우선 추천주로 꼽았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