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은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 전문기업으로 유통체인의 거의 모든 분야에 진출해 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백화점에서 대형마트 슈퍼마켓 아울렛 영플라자,그리고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유통으로 일가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전국 주요 거점에 26개의 점포를 갖고 있으며 후발 주자로 출발한 대형마트 역시 70개 점포까지 출점했다. 최근에는 GS리테일에서 3개의 백화점과 14개의 대형마트를 인수함으로써 백화점 1등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대형마트는 점포 수 확대를 통해 선두권 진입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슈퍼마켓 역시 점포 수가 200개를 넘어섰고,편의점은 바이더웨이까지 인수하면서 국내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전국 어디서나 모든 유통채널에서 소비자와 접점을 이룰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기업이 됐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롯데쇼핑은 과거 전형적인 내수기업으로 평가됐지만,이제는 국내 어떤 기업보다도 글로벌화에 대한 의지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해외 부문 매출은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 해 매출(11조5352억원)의 10%에 달하는 금액이다. 국내에서 달성한 매출 10조원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매출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분기 실적을 감안하면 롯데쇼핑의 올해 해외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2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만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고,손익 역시 분기점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해외 부문의 실적 성장에 힘입어 롯데쇼핑은 경기선행지수가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슈퍼마켓 등 모든 부문에서 신규 출점효과가 발휘되면서 3,4분기에도 매출이 각각 13.6%와 15.2%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의 해외 부문 진출은 백화점의 경우 신규 출점을 통해,대형마트는 인수 · 합병(M&A) 방식을 통해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와 중국 베이징에 해외 백화점 1,2호점을 운영 중인데 내년에는 중국 톈진에 3호점을 출점하고 2013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점을 개설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동남아시아 전역에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롯데마트는 국내에서는 업계 3위에 머물고 있지만 해외 부문에서는 독보적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던 글로벌 대형마트 체인 마크로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토종 대형마트인 타임스까지 품에 안았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가 거느린 해외 점포는 97개점(중국 77개,인도네시아 19개,베트남 1개)으로 불어났다. 여기에 국내 점포 84개(GS마트 포함)까지 합치면 롯데마트는 국내외에서 총 181개점을 운영하는 등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최대 규모의 점포망을 자랑한다.

이 같은 막강한 해외사업 체인은 롯데쇼핑이 다른 유통업체들과 달리 차별화된 장기 성장이 가능한 배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화단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면서 향후 한차례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풍부한 자산가치 주목

롯데쇼핑의 막강한 현금동원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롯데쇼핑은 소매유통업 특성상 수많은 점포에서 매일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또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대기업을 동시에 경영하기 때문에 필요하면 낮은 금리의 일본계 자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의 롯데 계열사들을 통해 연 3~4%대의 저금리 자금을 들여올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유리한 조건의 엔화 채권 발행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백화점 대형마트 등 우량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점은 유사시 막대한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보유 점포들은 전국 요지에 자리잡고 있어 자산가치가 상당히 높다. 실제 롯데쇼핑은 올 하반기 중 일부 백화점과 마트 부동산을 매각한 뒤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쟁 심화는 경계 요인

롯데쇼핑의 각 부문 유통채널별 경쟁력을 평가할 때 백화점을 제외하곤 아직 업계 정상이 아니라는 점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위협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점포 수를 계속 늘리고는 있지만 경쟁사인 이마트나 홈플러스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열세다. 또 매출 규모나 손익,고객만족도 등 여러 지표상으로도 아직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홈쇼핑과 편의점도 등도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아직 3~4위권에 머물러 있다. 백화점 역시 향후 매출 규모면에서는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겠지만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대형화되고 고급화된 점포들을 지속적으로 출점하면서 지역별로는 1위 자리를 뺏기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해지고 있다.

다만 최근 진행된 GS리테일의 백화점 · 대형마트 부문 인수처럼 롯데쇼핑은 공격적인 M&A와 해외시장 공략으로 협소한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면서 기업가치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켜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롯데쇼핑은 한국 제1의 유통업체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나가고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