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이번에도 불발됐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편입 무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 MSCI 지수를 작성하는 MSCI 바라사는 2010 리뷰 결과를 통해 한국에 대해 2011년 재심사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역시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MSCI바라는 시장규모와 유동성 등의 측면에서 한국이 MSCI 선진국시장 기준을 대부분 충족시켰지만, 국제 기관 투자자들의 접근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원화가 활발하게 거래되는 해외시장이 없고, 투자자들이 원화 환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등록제도의 경직성과 주식시장 데이터에 대한 반(反)기업적인 규제도 문제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편입 불발을 시장에서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최근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MSCI 선진지수 편입 기대로 인한 자금 유입보다는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 완화 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 경감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풀이했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으로 인한 한국 증시의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대만 역시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실패했기 때문에 대만이 선진지수에 편입됐더라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약 6조~7조7000억원 가량의 자금 유입 역시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시장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선진시장 대비 저평가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본화를 기준으로 저평가 수준이 크지 않아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더라도 장기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40억~14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정인지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