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경제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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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노벨경제학상은 사상 최초로 경제학자가 아닌 심리학자가 수상했다. 심리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연 미국의 심리학자인 다니엘 카네만이 그 주인공이다. 지나치게 논리적으로만 전개돼 오던 경제학에 심리적 요인을 반영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카네만은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이성적인 판단과 동시에 두려움 등 감정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착안했다. 예를 들어 누가 당신에게 돈을 딸 확률이 51%,잃을 확률이 49%인 게임을 제안한다고 하자.인간이 머리로만 판단한다면 돈을 딸 확률이 잃을 확률보다 1%라도 높으면 무조건 게임에 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딸 확률이나 잃을 확률이나 비슷하다는 이유로 선뜻 내키지 않을 것이다. 카네만은 이러한 현상을 인간 심리의 손실 회피 성향으로 설명한다. 손실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이득에 의한 심리적 효용보다 매우 크기 때문에,돈을 딸 확률이 특별히 높지 않는 한 이익을 포기하고서라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2008년 말 전 세계를 휩쓴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겨우 가실만 하니까 최근 들어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천안함 사태로 인해 금융시장이 다소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실물경기 지표는 좋아졌지만 아직 우리 서민들이 체감할 만큼 호전된 건 아닌 것 같은데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을 내다 판다고 하니까 걱정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자신에 대해 교만해서도 안 되겠지만 스스로를 너무 폄하해서도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가장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보다 크게 개선됐다. 최근 대내외 불안요인 때문에 외국인들이 주식을 다소 매도했지만 장기투자가 대부분인 채권투자에 있어서는 외국인 자금이 계속 밀려들고 있다는 점도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양호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리라.
천재 물리학자인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생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이 우주는 당신에게 우호적입니까?" 라고 묻곤 했다고 한다. 평소 자기 인생에 대해 불만이 많은 사람도 이 질문을 듣고서는 "생명의 근원인 우주만큼은 나에게 우호적이라 믿고 싶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다 긍정적인 인생관을 갖게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우리 경제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나서야 글로벌 금융시장이라는 우주도 우리에게 우호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경제에 있어서는 자신감이 지나쳐도 좋지 않지만,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자신감도 필요하다고 본다.
문정숙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mooncs@sm.ac.kr
카네만은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이성적인 판단과 동시에 두려움 등 감정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착안했다. 예를 들어 누가 당신에게 돈을 딸 확률이 51%,잃을 확률이 49%인 게임을 제안한다고 하자.인간이 머리로만 판단한다면 돈을 딸 확률이 잃을 확률보다 1%라도 높으면 무조건 게임에 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딸 확률이나 잃을 확률이나 비슷하다는 이유로 선뜻 내키지 않을 것이다. 카네만은 이러한 현상을 인간 심리의 손실 회피 성향으로 설명한다. 손실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이득에 의한 심리적 효용보다 매우 크기 때문에,돈을 딸 확률이 특별히 높지 않는 한 이익을 포기하고서라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2008년 말 전 세계를 휩쓴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겨우 가실만 하니까 최근 들어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천안함 사태로 인해 금융시장이 다소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실물경기 지표는 좋아졌지만 아직 우리 서민들이 체감할 만큼 호전된 건 아닌 것 같은데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을 내다 판다고 하니까 걱정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자신에 대해 교만해서도 안 되겠지만 스스로를 너무 폄하해서도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가장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보다 크게 개선됐다. 최근 대내외 불안요인 때문에 외국인들이 주식을 다소 매도했지만 장기투자가 대부분인 채권투자에 있어서는 외국인 자금이 계속 밀려들고 있다는 점도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양호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리라.
천재 물리학자인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생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이 우주는 당신에게 우호적입니까?" 라고 묻곤 했다고 한다. 평소 자기 인생에 대해 불만이 많은 사람도 이 질문을 듣고서는 "생명의 근원인 우주만큼은 나에게 우호적이라 믿고 싶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다 긍정적인 인생관을 갖게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우리 경제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나서야 글로벌 금융시장이라는 우주도 우리에게 우호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경제에 있어서는 자신감이 지나쳐도 좋지 않지만,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자신감도 필요하다고 본다.
문정숙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mooncs@s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