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반(半) 조리식품' 시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과정이 크게 단축돼 편리한 데다 요리의 맛과 간도 조절할 수 있어 맞벌이 부부,싱글족 등의 선호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조리식품은 최종 요리단계의 직전인 상태로 포장해 판매하는 식품을 말한다.

농협 하나로클럽 서울 양재점은 2007년 '절임배추' 상품을 내놓아 첫해 매출 23억9600만원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35억4700만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작년보다 12.7% 증가한 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대상FNF '종가집'도 작년 10월부터 온라인몰을 통해 절임배추를 선보였으며,내달부터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문성준 대상FNF 팀장은 "김장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인 배추절임 과정을 건너뛸 수 있으면서도 가족들에게는 손수 김치를 담갔다는 '생색'도 낼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풀무원에서도 작년 11월부터 절임배추와 양념을 따로 구성한 '천연양념DIY 김장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잇따라 자체상표(PB)의 반조리식품을 내놨다. 신세계 이마트는 간편가정식 HMR(홈 리얼 리플레이스먼트) 브랜드로 부대찌개 동태탕 해물탕 등 170여가지의 반조리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정승기 HMR 담당 바이어는 "현재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HMR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지만 영국 대형마트에서는 간편가정식 비중이 50%에 달한다"며 "향후 5년 내 HMR 상품 비중을 20%까지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와이즐렉 마음들인 간편 조리식품'이란 이름으로 소갈비탕 간장게장 허브스테이크 등 20개 반조리식품을 내놨다. 매장에서 직접 조리,토핑,포장작업까지 진행해 요리재료의 신선도도 확인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아워홈 센트럴 키친'을 통해 100여가지의 간편조리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강영일 홈플러스 PR팀장은 "작년 대비 매운탕류,전골류 등은 10% 내외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1인분 위주인 국류,덮밥류는 20%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반조리 브랜드를 론칭한 '홈밀'은 지난해 말 AK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입점했다. 홈밀 관계자는 "스프링롤,모듬버섯잡채 등 집에서 요리하기 어려운 음식들을 비롯 '화이트데이 상차림' '설 상차림' 등 시즌별 기획메뉴도 호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철수/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