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지수가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2일 외국인 매수세는 장중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오후 2시12분 운수장비, 전기전자, 서비스, 철강금속 업종에서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37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8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선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날 위안화 절상 등에 힘입은 한국증시 단기 반등에 따라 외국인이 차익실현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765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러한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 완화 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 경감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위안화 절상이 실질적인 효과 측면에서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기대만큼 그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날 외국인 투자심리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고시 환율을 5년 만에 최대폭으로 내리며 본격적인 위안화 절상 행보를 나타냈다. 이날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43% 내린 달러당 6.7980위안으로 고시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위안화 절상 이슈에 대해 시장이 뉴스에 다소 과도하게 반응했지만, 업종별 영향이 현실에서 기대만큼 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구매력 확대를 예상할 수 있지만, 이는 길게 바라볼 부분이기 때문에 성급한 기대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가 위안화 절상에 크게 반응하지 못했던 것이 부담요인으로 작용, 외국인들이 소폭 매도세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증시가 직전 고점대 수준에 올라선 데 따라 쉬어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외국인 매물 출회 규모 등을 고려하면 최근 지수 반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정도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이날 흔들림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 아울러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 불발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21일 위안화 절상 효과가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증시의 모멘텀(상승요인) 공백이 나타났고, MSCI 선진지수 편입 무산까지 겹쳐 일부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은 것"이라며 "그동안 외국인들의 매수분을 고려하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시장이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당분간 조정을 거치겠지만 실적 모멘텀(상승요인) 등의 힘을 받아 다시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조정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2분기 실적 개선 모멘텀을 고려한 IT·자동차·화학 업종과 함께 상품가격 개선 모멘텀이 있는 철강·비철금속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이전 고점 부근에 코스피 지수가 올라온 시점에서 재료 공백과 함께 당분간 조정기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7∼8월 안으로 기존 주도주인 IT·자동차가 주도하면서 이전 고점을 넘어서는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