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저렴한 전자책 단말기(e-리더) '코보(Kobo)'출시를 앞두고 전자책 단말기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제품 가격을 내리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전자책 단말기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다 저가 제품이 잇따라 출현함에 따라 앞으로 상당기간 가격인하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아마존은 지난 21일 259달러에 팔던 전자책 단말기 '킨들' 소비자 가격을 189달러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반스앤드노블이 전자책 단말기인 '누크'의 가격을 259달러에서 199달러로 내린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조치다.

반스앤드노블이 기본형 누크 가격을 199달러로 낮춘 것은 서점그룹 '보더스'가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전자책 단말기 '코보'와 가격대를 맞추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정보기술(IT) 조사업체인 양키그룹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 소비자들이 구매에 매력을 느끼는 가격대인 150달러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지면 전자책 단말기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관련 업계는 Wi-Fi 전용 단말기를 선보이는 등 단말기 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격 경쟁의 또 다른 배경으로 전자책 단말기 기능을 보유한 아이패드가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가트너그룹의 알렌 와이너 애널리스트는 "웹 서핑,비디오 기능이 포함된 아이패드와 달리 전자책 단말기는 한 가지 기능을 하는 만큼 상당수 소비자들은 가격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아이패드를 사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책 단말기가 읽기에 편한데다 아이패드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월 15달러의 접속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이 다양한 전자책 앱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패드를 선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태블릿 PC 출시가 잇따를 예정인 가운데 전자책 단말기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지속되면 단말기 가격이 연말쯤에는 99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도시바도 전날 윈도 기반의 리브렛토 W100을 발표,태블릿PC 시장에 진출했다.

아마존과 반스앤드노블은 전자책 단말기 할인판매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전자책 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유명 출판업체들과 계약을 통해 전자책을 시중가보다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자책 단말기와 콘텐츠 값이 내려가는 추세에 비춰볼 때 올해 미국 시장에서만 약 700만대의 전자책 단말기가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