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증시는 오랜 박스권을 뚫고 1900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다만 박스권 돌파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가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하반기 증시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윤석 한국 리서치헤드는 "여름(3분기)이 지나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기간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이라며 "4분기엔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 추세를 되찾아 19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 경기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양호하다"며 "글로벌 경기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안 한국 증시는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삭티 시바 CS 아시아 · 이머징 전략헤드도 "세계 경제가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에 빠지기보다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더블딥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들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데다 경험적으로도 더블딥이 현실화한 것은 1981년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는 초기엔 이머징 증시가 10~15% 정도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과거에도 조정 이후엔 장기간 강세가 이어졌다"며 "코스피지수는 단기 조정을 거친 후 내년 말까지 최소 3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증시가 매력적인 이유로 지난달 외국인 매도가 과했고,최근 주가 상승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5년간 평균치를 밑돈다는 점을 꼽았다. 원화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의 매수 행진이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우리투자증권은 CS와 달리 3분기에 코스피지수가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이익이 3분기 정점을 찍고,연말로 갈수록 정부의 재정 집행 능력은 줄어들 전망"이라며 "코스피지수는 3분기 박스권을 넘어 1920선까지 오른 뒤 4분기엔 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