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입주할 예정이던 KAIST와 고려대도 투자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KAIST는 수정안보다 원안의 땅값이 높아 계획을 바꾸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수정안은 50만㎡ 이상의 땅을 원할 경우 미개발 상태의 '원형지'를 인근 산업단지의 평균 공급가격(3.3㎡당 78만원)에서 개발비용(3.3㎡당 38만원)을 뺀 40만원(대학은 36만원)에 공급해 주기로 했다. 만일 이 같은 저가 인센티브가 없는 원안으로 돌아가면 땅 비용이 늘어나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KAIST는 수정안 땅값을 근거로 77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학원 등이 포함된 100만㎡ 규모의 '세종캠퍼스'를 지을 계획이었다. KAIST 관계자는 "KAIST는 입주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지만 본교가 포화상태여서 입주하긴 할 것"이라며 "하지만 세종시에 들어설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시너지효과를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올초 발표한 입주 계획은 세종시 수정안에 따라 세워진 것이기에 수정안이 철회된다면 입주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지난 1월 6012억원을 투자해 100만㎡ 부지에 연구소와 대학원 등을 갖춘 '세종시연구캠퍼스(가칭)'를 설립하는 내용의 입주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과학비즈니스벨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수정안에 따라 설립을 계획했던 바이오메디컬 · 녹색기술융복합대학원 등이 철회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그러나 원안에서도 세종시 입주 계획을 세웠던 만큼 원안으로 돌아가더라도 캠퍼스 설립을 전면 백지화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고려대는 세종시 원안에서 세종캠퍼스의 공공행정학부 및 행정대학원 등을 중심으로 행정 관련 캠퍼스를 설립하기로 했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