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22일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해 전날 급등했던 위안화 가치를 절반 이상 되돌려놨다. 단기간에 위안화 절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8위안대로 다시 되돌아갔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워낙 저평가돼 있어 21일에 이어 당분간 추가 상승이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일반적인 기대와는 동떨어진 흐름이었다,

이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개장 초 전날 종가와 비슷한 6.79위안대에서 움직였다. 오전 9시30분께에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7915위안을 기록,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위안화 1년물 선물 가격도 이런 절상 분위기를 반영해 전날(달러당 6.6370위안)보다 소폭 오른 6.6340위안을 기록했다.

그러나 곧이어 중국 국영은행들이 나서 위안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면서 이런 흐름은 갑자기 돌변했다. 상하이의 한 외환딜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소 2개 이상의 국영은행이 달러 현물을 대량으로 매수했다"고 말했다. 전날 위안화 가치 급등에 부담을 느낀 중국 정부가 국영은행들을 동원해 변동폭 조절에 나섰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켄 펑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 위안화 환율이 유연하게 변동은 하지만 단기에 평가절상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환율정책을 바꾼 지 하루 만에 시장에 개입한 것에 대해 "외환시장에 들어온 투기세력에게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거나 "외환시장의 기능과 움직임을 시험해보기 위한 것"이라는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중국이 26~27일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앞두고 있어 그 전까지는 위안화 절상을 어느 정도 용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르자 베이그 도이치뱅크AG 통화전략가는 "중국은 캐나다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위안화 논쟁을 피하고 싶어한다"며 "그전까지는 어느 정도의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브라이언 잭슨 로열뱅크오브캐나다 전략가도 "이번 주에 위안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제한적이지만 의미있는 수준의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G20 회의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전략적으로 통화제도 변경 시기를 선택한 만큼 위안화의 가치 절상을 무조건 막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진우 NH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은 "국가부채 문제 등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 복수통화바스켓으로 운영되는 위안화도 절하될 수 있다"며 "위안화 절상으로 아시아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UBS는 향후 3개월 동안 유로화 가치가 지금의 유로당 1.23달러 안팎에서 1.15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