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10) "스포츠 마케팅 3.0시대엔 스토리를 담아 소비자들과 소통해야 성공"
세계가 온통 2010 남아공월드컵 열기로 뜨겁다. 빅 스타들이 녹색 그라운드에서 혈전을 벌이고,기업들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 중심에 스포츠 마케팅이 있다.

광고 · 마케팅 전문지 애드버타이징에이지는 최근 소비자들이 남아공월드컵 관련 광고 중 나이키와 펩시 동영상을 가장 많이 본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광고의 어떤 점이 소비자들을 매료시킨 것일까. 이 두 광고에는 공통적으로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선수만 주목한 것은 아니다. 나이키와 펩시는 '도저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스토리'를 구성해 소비자의 감성을 사로잡았다.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의 《마켓3.0시대》에 따르면 지금까지 스포츠 마케팅은 제품을 홍보하는 '1.0시대'에 머물렀다. 단순한 광고나 홍보만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수동적인 소비자 시대는 지나갔다. 스포츠 팬들은 기업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능동형 소비자다. '스포츠 마케팅 2.0시대'를 연 주역은 소비자 중심의 소통과 감성이다. 기업들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의 활용이다.

현대자동차는 남아공월드컵 공식 트위터를 개설한 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남아공과 전국 각지에 월드컵 소식을 생중계한다. 예전에는 상품에 대한 평가가 몇 사람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같은 정보를 한꺼번에 수만 명이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스포츠 마케팅 3.0시대'에는 사회공헌과 같은 지속 가능한 마케팅 기법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는 스포츠와 스토리를 결합한 사회공헌 활동에 이미 뛰어들었다. 아프리카에서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한 자선 단체 레드(RED)와 손잡고 '끈을 묶고 세계를 구하자(Lace Up,Save Lives)'라는 모토 아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소속 선수들을 활용해 큰 효과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자선 단체 이름을 축구화 끈에 표기해 매출도 크게 늘렸다.

아디다스,코카콜라,비자카드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아프리카의 낙후된 교육환경 개선,빈곤퇴치 등과 연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고객 이름으로 100만개의 축구공을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의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게 만드는 주요 잣대다.

기업들이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단기적인 수익을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 기업이 스스로 정체성과 마케팅 목표를 확실히 세우는 게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 기업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비자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가치가 없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의 대화는 새로운 광고 수단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경험과 견해를 통해 다른 소비자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 이제 '기업과 소비자'라는 이분법은 끝내고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