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회사 에너자이저가 회사 업무차 비행기로 출장 갈 때 고급형의 비즈니스석 대신 일반석을 타면 현금으로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해 경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에너자이저는 임직원의 해외 출장 때 일반석과 비즈니스석 간 항공 티켓 가격차 중 최대 2000달러를 보상하는 방식의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아시아 지역 출장은 최대 3000달러를 보상한다. 이 회사 도리스리 미들턴 여행서비스 매니저는 "이 제도를 도입한 후 실질적인 경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여행관리 회사 중 한 곳인 '오베이션 코퍼레이트 트래블'의 마이클 스타이너 부사장은 "기업들이 경비도 줄이고 출장자들의 만족도 높일 수 있는 창의적인 여행 프로그램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자이저와 같은 인센티브제 외에도 출장자의 여행경비를 줄이는 묘안이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여행 컨설팅 회사인 매니지먼트얼터너티브의 윌 테이트 부사장은 "현금 외에 여행경비 절감에 기여한 출장자에게 포인트를 주고,나중에 커피메이커나 해외여행 패키지 등을 주는 회사도 있다"고 전했다.

출장자가 직접적인 보상을 받는다는 느낌은 덜 받지만 회사 측이 경비를 절감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면 중간경유지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항공 티켓을 구매하면 비즈니스석 이용을 허용하지만 직항로 등 값비싼 항로를 택하면 일반석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부 회사는 출장자가 자신이 쌓은 마일리지로 항공 티켓을 구입하면 이를 현금으로 보상하기도 한다. 출장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마일리지를 현금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런 제도가 회사 측은 물론 근로자에게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 세금 문제다. 미 국세청의 앤서니 버크 대변인은 "근로자가 현금을 받으면 응당 세금을 내야 하고 회사도 지급한 현금에 대해 7.65%의 세 부담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세금 문제를 덜기 위해 매사추세츠 웰즐리에 있는 스트림글로벌서비스는 최근 독특한 보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전 세계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이 회사는 회사 고위 간부가 일반석을 이용하면 비즈니스석과의 차액 중 절반을 출장자 명의로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이렇게 되면 출장자는 기부에 따른 세금 공제 혜택을 볼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