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대규모로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급락했던 주식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많은 기업들 주가가 올랐지만 여전히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수화학은 24일 주가 안정을 위해 한국산업은행, 신한은행과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는 전날 종가인 1만3200원 기준으로, 이수화학 주식 75만7576주(5.6%) 가량을 매입할 수 있는 규모다. 계약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2월 27일까지 6개월이다.

이수화학 관계자는 "최근 회사 주가가 올랐지만 주가가 여전히 실적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내부적인 컨센서스가 생기면서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1만1000원까지 하락했던 이수화학은 20% 이상 급등한 상황이다. 이날도 대규모 자사주 신탁계약 체결 소식에 3%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풍력발전기 부품 업체인 동국S&C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5일 이후 20% 가량 주가가 급등했지만 주가 안정을 위해 1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삼성증권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전날 종가기준으로 2.3% 가량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규모다.

동국S&C 관계자는 "주가는 여전히 싸다"며 "풍력발전 부품주들의 실적이 2분기까지는 부진했지만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미국, 일본 등 유럽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수주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등 여러가지 면에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동국S&C도 이날 대규모 자사주 취득 소식과 함께 낙폭과대 인식이 확산되면서 6%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생명보험도 지난달 24일에 비해 15% 가량 올랐지만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생명보험은 오는 9월 21일까지 자사주 150만주(1.4%)를 장내에서 취득할 계획이다. 취득 예정금액은 192억원. 지난달 25일보다 23% 가량 오른 동일금속도 주가 안정을 위해 우리투자증권과 2011년 6월 23일까지 1년간 15억원 규모의 자사주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