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로(0) 수준인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FRB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0.25%에서 계속 묶어두기로 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기준금리는 2008년 12월 제로수준으로 인하됐었다. FOMC는 이날 발표문에서 지난해 3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상당기간 초저금리 유지" 표현도 조정하지 않았다.

다만 금융시장과 경기상황에 대한 평가는 지난 4월 회의 때보다 부정적이었다. FOMC는 "금융시장의 여건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해외 문제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리스크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4월에는 "경제활동이 계속 탄탄해지고(strengthen) 있다"고 표현했지만 이번에는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proceeding) 있다"고 평가했다.

FOMC는 고용시장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데다 기업들의 장비 및 소프트웨어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 부문의 투자 부진이 계속되고 주택 착공 실적도 침체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26~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려고 경제성장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금 경제성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적자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고,이로 인해 미래의 성장도 손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재정적자와 부채를 줄이기 위해 긴축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겨냥한 것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