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二支 동물서 혁신 경영기법 배우라"
"지진이 나면 제일 먼저 알아차리고 안전한 곳으로 도망가는 게 쥐입니다. 이 같은 십이지(十二支) 동물의 특성에 따른 경영기법을 경영인들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

손욱 전 농심 회장(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 · 사진)은 한국상장사협의회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CFO포럼 조찬강연'에서 동양 전통사상인 십이지 동물의 성질에 빗댄 변화와 혁신 경영기법을 제시했다.

그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환경이 변하면 이를 가장 먼저 인식하고 빨리 결정하는 역할"이라며 "쥐처럼 외부상황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SDI 대표를 지낸 손 전 회장은 "1996년 삼성SDI는 주력제품인 브라운관 TV 부문에서 경쟁이 심해져 사상 초유의 적자를 내는 등 위기였다"며 "당시 십이지 동물의 특성을 연구하고 그에 따른 경영기법을 도입해 위기를 극복했고 그 결과 삼성SDI는 소형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업체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손 전 회장은 소로부터는 원인을 규명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가 4개인 소가 소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듯,문제의 원인에 대해 최소 5번 이상 끈질기게 고민하라는 것.그는 "한국인은 대개 문제가 생기면 바로 결정을 내리지만 소처럼 근본 원인을 고민하지 않는 한 삼성과 같은 진정한 혁신을 이루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끼를 낳으면 절벽에서 떨어뜨린 뒤 살아남는 새끼만 키우는 것으로 알려진 호랑에게서는 강력한 결단력을,늘 도망갈 채비를 갖춘 토끼로부터는 모든 잠재적 문제에 대비하는 자세를 배울 것을 주문했다.

또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에게서 경영혁신 아이디어를 배우고,개와 돼지로부터는 각각 상생과 지속 성장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