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7 · 28 재보선 최대 승부처인 서울 은평을 후보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너도나도 한나라당 유력후보인 이재오 권익위원장의 맞수를 자임하고 나서 지도부가 교통정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군소 야권 후보까지 난립양상을 보이면서 지방선거와 달리 줄게 마땅치 않은 민주당으로서는 여야 '일 대 일' 맞대결 구도를 만들어내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24일 "여당 후보를 꺾을 수 있는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데 다른 야당 후보들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어 현재로서는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며 "일단 여야 후보군이 모두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 지켜본 후 대응전략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는 연초부터 선거준비에 들어간 장상 최고위원을 비롯 윤덕홍 최고위원,고연호 지역위원장,송미화 전 서울시의원,최창환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등 5명에 달한다.

여기에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던 이계안 전 의원이 출마의사를 내비쳤고 한광옥 상임고문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참여당 천호선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상규 민주노동당 전 서울시장 후보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 군소 야당은 민주당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거물 정치인이 나오는 상징성이 큰 지역구인 만큼 은평을을 쉽게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아예 참신한 외부 인물을 영입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진보 성향의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신경민 MBC 기자 등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거론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통해 여야 맞대결 구도면 이긴다는 인식을 갖게 됐지만 거꾸로 이런 자신감이 재보궐 선거 후보난립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