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반등하면서 회사채 대신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부쩍 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규모 증자를 실시한 하이닉스나 올 4월 증자 납입을 마친 대한전선은 일반공모 방식이었지만 최근엔 LG이노텍 한진해운처럼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가 선호되고 있다. 이들 들어 영진약품 진흥기업 아로마소프트 엘림에듀 등이 주주배정 증자를 결의했다. 증자 규모는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며,진흥기업과 아로마소프트 엘림에듀는 증자 규모가 현재 시가총액을 웃돈다.

김대영 우리투자증권 커버리지그룹장은 "주주배정 방식은 대주주가 증자에 참여하므로 일반 주주들에게 신뢰를 준다"며 "대주주는 대개 지분율이 낮아지는 증자를 꺼리지만 주주배정 방식은 지분율이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부도 가능성이 없고 신주 발행 가격을 현재 주가에 비해 적정 수준으로 할인해 결정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최근 LG이노텍과 한진해운이 잇달아 주주배정 증자에 성공하며 시장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기존 주주들의 증자 청약률이 98%에 달했다. LG이노텍은 44억원 규모의 실권주 청약에 1조5447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한진해운도 실권주가 30억원에 불과해 24~25일 청약에 시중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종가가 3만7900원인데 신주 발행가는 2만3300원으로 38%나 낮기 때문이다.

LG이노텍과 한진해운은 증자에 실패할 경우 증권사들이 실권주를 전량 떠안아주는 총액인수 방식으로 증자를 추진한 사례다. 애초에 증자 실패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A증권 IB(기업금융)팀 관계자는 "시장에선 진흥기업의 증자 성공 여부에 관심이 매우 높다"며 "진흥기업이 증자에 성공할 경우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장사들이 줄줄이 증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자성공 여부는 다음 달 21,22일까지의 주가 흐름에 따라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