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가 전임자 문제로 파업을 벌일 경우 불법이라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결정이 나왔다.

중노위는 24일 기아차 노조가 낸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전임자 급여 지급은 쟁의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는 다음 달 1일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가 시행될 경우 전임자가 현재 136명에서 18명으로 줄어들어 정상적인 노조활동이 불가능하다며 사측에 노조전임자 수 유지를 요구해 왔다.

사측은 그러나 노조전임자는 임단협 논의 대상이 아닌 점을 들어 교섭을 거부했고 지난 14일 노조 측이 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이날 기아차 노조와 함께 협력 업체 43개 노조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

중노위는 결정문에서 "기아차 노사가 자주적 교섭으로 사측과 합의할 여지가 있는 만큼 조정을 신청할 정도는 아니다"고 전제한 뒤 "근로시간 면제한도와 관련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4항에 따라 노사가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중노위는 지금까지 기아차 노사 간 실질적 교섭이 한번도 없었고 교섭을 하더라도 의견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을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호안 중노위 조정과장은 "위원들이 논의 끝에 노사가 교섭을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파업은 불법행위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중노위가 행정지도 결정을 내림에 따라 기아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기아차 노조는 24~25일까지 조합원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사측은 노조가 타임오프와 관련된 사항을 임단협에서 삭제한다면 협상에 임한다는 입장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노위의 결정으로 노조의 파업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를 중단하고 교섭에 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이 일어날 경우 8시간 기준으로 1인당 평균 39만원의 임금 손실이 발생한다"며 "또한 K7과 K5，쏘렌토R，스포티지R 등의 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다"고 우려했다.

기아차 노조가 진행 중인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는 25일 오후 6시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에선 기아차 노조가 1991년부터 20년 연속 파업을 벌였던 대표적 강성노조인 만큼 파업이 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