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계열사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에 개발하기로 한 '오션파크' 관광단지 개발을 전면 취소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24일 "씨앤아이 측이 전체적인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이날 오전 관광단지 지정신청 취하서를 옹진군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씨앤아이 측은 2009년 9월 굴업도에 골프장,호텔 등을 갖춘 대규모 휴양관광단지를 만들겠다며 관광단지 지정신청을 냈다.

옹진군 관계자는 "씨앤아이 측이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지정신청 취하서를 냈겠지만,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가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굴업도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2007년 4월이다. 씨앤아이 측은 2013년 말까지 굴업도 섬 전체에 14홀 규모의 골프장과 콘도미니엄,호텔,판매시설 등을 갖춘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씨앤아이 측은 사업 추진을 위해 2006년부터 굴업도 땅을 매입하기 시작,현재 전체 부지 172만6000㎡ 가운데 98%가량을 매입했다. 2009년 9월엔 옹진군에 '오션파크 관광단지 지정신청'도 냈다.

하지만 CJ 측은 이후 굴업도 개발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굴업도에 매,먹구렁이,황조롱이 등의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이 서식해 생태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풍부하다는 이유였다.

환경파괴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지난해 12월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굴업도 개발에 대해 현장조사와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관광단지 지정안 심의를 보류했다. 이런 상황에서 송 당선자까지 굴업도 골프장 건설 반대 입장을 밝혀 씨앤아이 측은 더욱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씨앤아이 관계자는 "인천시가 골프장을 제외하고 관광단지로 지정하는 쪽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큰데 이는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범위의 논의"라며 "이런 상황에서 관광단지를 계속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계양산 골프장 건설도 위기에 몰렸다. 송 당선자가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받아들여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 당선자는 골프장 대신 생태 · 친환경적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 롯데건설은 계양구 계양산 일대 사업부지 71만7000㎡에 골프장 건설을 계획해 왔으며 최근까지 실시계획 인가만 남겨 놓은 상태다.

윤관석 인수위 대변인은 "골프장 건설을 중단하고 공원 조성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법적 · 절차적 애로사항을 파악해 롯데건설과 긴밀한 대화를 갖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병원 설립도 관련법 제정지연과 송 당선자의 반대로 사업추진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