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MBA강의 속으로‥고객 기대치 한껏 높인 '무리한 마케팅'…돌아오는건 더 큰 실망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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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서비스 품질론'
"여러분 중에 2주 단기 과정인 내 수업을 듣고 마케팅의 달인이 돼서 원하는 직장 어디든 취직하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온 사람은 없죠? 만약 그렇다면 아마 실망이 클 겁니다. "
찰스 마틴 미국 위치토주립대 교수는 지난달 23일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마케팅과 서비스 챌린지' 강의에서 "서비스 품질(service quality)은 고객의 기대치와 실제 만족도 사이의 격차로 측정할 수 있다"며 "서비스에서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기대와 실제의 차이를 잘 '관리'하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지나친 기대를 갖지 않도록 기업들이 잘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우선순위를 찾아라
마틴 교수는 "고객들은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받았을 때보다 기대 이하의 서비스에 불만을 느낀 경험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인간의 본성(human nature)"이라고 말했다. 비행기를 자주 이용하는 마틴 교수는 "어떤 항공회사는 정시 출발도 못하면서 신선한 기내식을 자랑하고,자녀와 함께 타지도 않은 나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권하기도 했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에도 우선순위가 있는데 2~3순위를 1순위로 혼동한 결과 잘못된 기준으로 접근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의욕만 앞서 고객의 기대치를 너무 부풀리는 무리한 마케팅은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치 삶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대단한 서비스처럼 홍보하면 처음엔 손님이 몰리겠지만,결국은 훌쩍 높아진 이들의 눈높이를 따라잡기가 불가능해진다는 것.마틴 교수는 "이 때문에 세일즈나 마케팅 담당자에게 신규 고객 유치를 무리하게 압박해선 안 된다"며 "영리한 회사는 소비자의 기대를 조금씩 높여가며 적절히 '조절'하는 전략을 취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만' 전략은 필패(必敗)
고객의 눈높이를 너무 높여서도 곤란하지만,그렇다고 항상 똑같은 서비스만 제공해서도 안 된다. 서비스 산업은 제조업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는 속도도 더 빠르기 때문.지금까지 잘해왔다고 하더라도 '이만큼만 쭉 가자'는 전략에 안주했다간 뒤처진다는 것이다.
서비스 기업의 최대 경쟁자는 다른 경쟁업체가 아니라 '고객'이라는 말도 강조했다. 요리,청소,수리 등 대부분의 서비스는 돈을 지불하지 않고 스스로 하는 'DIY(Do it yourself)'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는 강의를 위해 숙소인 롯데호텔을 나설 때마다 택시를 탈지 아니면 그냥 걸어갈지 고민합니다. 호텔 근처 택시기사들은 다른 기사뿐 아니라 제 다리와도 경쟁하는 셈이죠.택시기사들은 호텔 앞에 줄지어 기다림으로써 이 경쟁에서 늘 이깁니다. 저는 걸어가려다가도 '앗,택시가 있네' 하고 타버리곤 하니까요. 좋은 마케팅 사례예요(웃음).기업이 소비자한테 DIY를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
◆해외 석학 초빙 여름특강
이 수업은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이 초빙한 외국인 교수들이 진행하는 여름 단기 프로그램의 하나다. 한 학기 분량의 내용을 2주 과정으로 압축했기 때문에 수업 강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마틴 교수를 비롯해 해외 경영학 석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마틴 교수는 학생들에게 "마케팅맨으로 성공하려면 자기 경험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는 모든 서비스업의 기본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찰스 마틴 미국 위치토주립대 교수는 지난달 23일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마케팅과 서비스 챌린지' 강의에서 "서비스 품질(service quality)은 고객의 기대치와 실제 만족도 사이의 격차로 측정할 수 있다"며 "서비스에서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기대와 실제의 차이를 잘 '관리'하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지나친 기대를 갖지 않도록 기업들이 잘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우선순위를 찾아라
마틴 교수는 "고객들은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받았을 때보다 기대 이하의 서비스에 불만을 느낀 경험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인간의 본성(human nature)"이라고 말했다. 비행기를 자주 이용하는 마틴 교수는 "어떤 항공회사는 정시 출발도 못하면서 신선한 기내식을 자랑하고,자녀와 함께 타지도 않은 나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권하기도 했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에도 우선순위가 있는데 2~3순위를 1순위로 혼동한 결과 잘못된 기준으로 접근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의욕만 앞서 고객의 기대치를 너무 부풀리는 무리한 마케팅은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치 삶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대단한 서비스처럼 홍보하면 처음엔 손님이 몰리겠지만,결국은 훌쩍 높아진 이들의 눈높이를 따라잡기가 불가능해진다는 것.마틴 교수는 "이 때문에 세일즈나 마케팅 담당자에게 신규 고객 유치를 무리하게 압박해선 안 된다"며 "영리한 회사는 소비자의 기대를 조금씩 높여가며 적절히 '조절'하는 전략을 취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만' 전략은 필패(必敗)
고객의 눈높이를 너무 높여서도 곤란하지만,그렇다고 항상 똑같은 서비스만 제공해서도 안 된다. 서비스 산업은 제조업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는 속도도 더 빠르기 때문.지금까지 잘해왔다고 하더라도 '이만큼만 쭉 가자'는 전략에 안주했다간 뒤처진다는 것이다.
서비스 기업의 최대 경쟁자는 다른 경쟁업체가 아니라 '고객'이라는 말도 강조했다. 요리,청소,수리 등 대부분의 서비스는 돈을 지불하지 않고 스스로 하는 'DIY(Do it yourself)'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는 강의를 위해 숙소인 롯데호텔을 나설 때마다 택시를 탈지 아니면 그냥 걸어갈지 고민합니다. 호텔 근처 택시기사들은 다른 기사뿐 아니라 제 다리와도 경쟁하는 셈이죠.택시기사들은 호텔 앞에 줄지어 기다림으로써 이 경쟁에서 늘 이깁니다. 저는 걸어가려다가도 '앗,택시가 있네' 하고 타버리곤 하니까요. 좋은 마케팅 사례예요(웃음).기업이 소비자한테 DIY를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
◆해외 석학 초빙 여름특강
이 수업은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이 초빙한 외국인 교수들이 진행하는 여름 단기 프로그램의 하나다. 한 학기 분량의 내용을 2주 과정으로 압축했기 때문에 수업 강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마틴 교수를 비롯해 해외 경영학 석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마틴 교수는 학생들에게 "마케팅맨으로 성공하려면 자기 경험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는 모든 서비스업의 기본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