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이 대세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이르면 8월 말께 금리를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부실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에도 돌입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에 시동을 건 뒤 원화값도 출렁거리고 있다. 이렇게 대내외 경제변수가 급변하자 긴가민가하던 재테크 시장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600조원의 부동자금이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혜주식을 찾아 흘러들고,아파트 투자보다는 상가와 원룸투자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정부가 몇 달간 출구전략인 금리인상에 대해 유럽발 재정위기 등을 이유로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란에 빠졌었다. 하지만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강력한 시그널을 보내자 투자자들이 "이젠 금리가 오르나보다"라며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시중의 채권금리부터 상승(채권값 하락)하기 시작한 것.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고,이탈리아와 프랑스 같은 강팀이 탈락했다. 스포츠 세계에서 영원한 1등은 없다. 전문가들은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에 A국가가 B국가를 이겼다고 오늘도 이기리라는 법은 없다"고 말한다.

월드컵이나 재테크나 마찬가지다. 저금리를 활용한 레버리지형 부동산투자에 대한 수익률 기록도 깨지는 시점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을 이용해 더욱 공격적인 투자로 나갈 것인가,아니면 안전하게 수비형 투자를 할 것인가는 투자자들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이 구사했던 프리킥과 같은 세트피스 플레이를 재테크에서도 구사해보는 게 어떨까. 모든 투자포트폴리오를 정지시켜놓고 주식 예금 부동산 해외국채 금 가운데 어느 종목에 골문(수익극대화)을 향해 킥을 하도록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일반플레이 상황에서 돈을 잘 벌어주는 선수가 있는 가 하면 대세전환기에 맞는 투자종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강남의 모 갑부는 "일단 고가 아파트에 대한 투자를 중지시켜놓고 위안화와 금에 대한 선물투자에 베팅을 했다"고 말한다. 이런 게 바로 '세트피스 재테크'의 하나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