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응원전을 위해 14인치 TV와 100m짜리 전선줄도 준비해 갑니다. " 롯데제과에 근무하는 강상우 과장(33)은 지난 23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16강행이 결정되자마자 경기도에 있는 야외 캠핑장을 예약했다. 준비물은 캠핑장비 외에 14인치 TV와 전선줄.친구 서너명과 16강전 응원을 겸한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어서다. 26일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야외 응원전을 준비하는 '주말 붉은악마'들 덕택에 서울시내 특급호텔과 리조트,펜션,야외 캠핑장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캠핑장에 TV와 전선줄은 필수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있는 리스캐빈.3000여평의 부지에 펜션과 야영장 40면을 갖추고 있는 이곳의 방과 야영장 예약은 이미 끝났다. 이정주 리스캐빈 사장은 "이번 주는 놀토인 데다 응원전까지 겹쳐 빈 자리가 없고 혹여 비가 온다는 예보에 예약 취소가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대기자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강난지캠프장도 텐트장 190면의 예약이 끝났다. 한강난지캠프장 관계자는 "16강 진출이 결정된 뒤 캠프장에서 프로젝트빔으로 축구중계를 보겠다며 전선 연결이 가능한지 묻는 예약자들이 상당수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및 강원도의 리조트단지에도 빈방이 없다.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파크는 2500개 객실이 예약 완료됐다. 비발디파크는 26일 스키 슬로프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16강전 응원전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내 특급 호텔들도 월드컵 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소공동 롯데호텔의 1130개 객실 중 98%,잠실 롯데호텔월드는 98%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서광일 홍보팀 과장은 "26,27일 예약률이 올 들어 최고 수치"라고 말했다. 웨스틴조선호텔도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다.

호텔들도 다양한 응원 이벤트를 마련했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경기 중 생맥주와 안주를 무제한 제공한다. 참가비는 세금과 봉사료를 포함해 5만원이다. 웨스틴조선호텔은 3만9000원에 생맥주와 안주를 무제한 즐길 수 있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은 조니워커 블랙 한 병과 안주세트를 16만원에 내놓는다.

◆렌털 업계,"TV가 동났어요"

렌털업체엔 빌려줄 TV가 이미 동났다. 호프집,치킨집 등 개인사업자들이 싹쓸이 해 갔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3가의 렌털업체 다빌려닷컴 관계자는 "이틀 빌리는 데 42인치 TV의 대여료가 15만원 정도인데 호프집 주인 등 개인사업자들이 다 빌려가 렌털용 TV 재고가 바닥났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치킨뱅이 관계자는 "웬만한 식당조차 대형TV가 없으면 손님이 발길을 돌린다"며 "대형 TV 렌털을 예약해 놓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김동민/최진석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