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휘 우리은행장은 25일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원활한 기업활동을 보장하고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 명단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채권단 간사 은행장 자격으로 이날 발표를 맡았다. 다음은 이 행장의 일문일답.

▼구조조정 대상 업체 중에는 상장회사도 있을 텐데 그마저도 발표 안하는 이유는.

"상장사들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스스로 공시를 할 것이다. "

▼작년에는 업체 이름을 발표했는데 올해는 밝히지 않는다면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주는 것 아닌가.

"지난해에는 평가 결과 발표 당시 이미 시장에 불안 조짐이 확산돼 있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발표했다. 이번에는 원활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해당 기업들의 영업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채권은행들 간에 업체명을 발표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합의가 이뤄졌다. "

▼어제 특정 건설사의 실명이 공개돼 오늘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공개하는 게 맞지 않나.

"오늘 발표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채권단이 기업활동 보호를 위해 많이 고려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일부 건설사들은 루머가 양산돼 고통받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많은 고민을 거듭해 내린 결론이다. 양해 바란다. "

▼구조조정 대상 건설업체가 16개인데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작년과 비교하면 건설사 숫자는 13개 줄었고 조선사는 4개,해운업체는 9개 줄었다. 중소 조선업체를 예로 들면 24개 업체 중 20개가 이미 구조조정 중이다. 다른 업종도 추가 구조조정 대상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미 구조조정이 많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작년보다 숫자가 적다. "

▼지난해 B등급을 받은 업체들 중 나중에 C나 D등급 받은 곳들이 나왔다. 이번 평가 결과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나.

"작년 이후로 업체 특성에 맞춰 평가 기준을 더 세밀하게 만들었다. 시장 신뢰도 더 높을 것이라 확신한다. "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