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관광 명소로 뜨고 있는 인사동 한복판에 '쌈지길'이 있다. 쌈지길은 지하 2층,지상 4층의 건물 이름이다. 건물의 나선형 통로를 따라가면 매장을 구경하면서 빙글 빙글 3바퀴를 돌아 옥상에 올라가도록 만들어져 있다. 매장은 70~80개 정도로 각종 공예품,캐릭터 상품,기념품 등을 팔고 있다.

쌈지길 지하 1층에는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두부전문점 '쌈지길 두부마을'이 있다. 개점 4년째를 맞은 두부마을은 소비시장의 웰빙 트렌드를 타고 방문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방 고객은 물론 한국에 올 때마다 찾아오는 외국인 단골들도 많다. 고려 말기 중국에서 전래된 두부는 콩 제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가공품으로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건강식이다. 최근 여성들 사이에선 다이어트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15년가량 직장 생활을 하다가 '내 가게'를 하고 싶어 두부전문점을 열었습니다. 전국에 두부요리를 취급하는 업소가 많지만 전통 제조법을 지키는 전문점이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 증권사에 다니던 이재호 쌈지길 두부마을 대표(47 · 사진)는 전통의 거리인 인사동에 두부가게를 내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지인으로부터 제조비법을 전수받아 점포를 오픈했다고 소개했다.

쌈지길 두부마을은 400㎡(약 120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이다. 개점 초기 1년 정도는 매장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1억5000만원가량의 적자를 냈다. 한번 방문한 고객들의 재방문이 늘고 단골들이 많아져 '두부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늘어났다. 요즘 하루 평균 매출은 250만원을 넘는다.

이 대표는 "한식 세계화의 대표 메뉴로 불고기 김밥 비빔밥 등이 거론되지만 역사와 전통,맛 등을 고려한다면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 두부" 라며 "두부는 한식 요리의 대표주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건강식품"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쌈지길 두부마을'의 브랜드 관리에도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첫째는 엄격한 식자재 관리다. 두부마을은 중국산보다 두 배가량 비싸지만 국산 콩 만을 고집한다. 둘째는 전통을 고수한 제조 방법이다. 이 곳의 두부는 재래식 두부와 마찬가지로 맷돌을 사용해 만든다. 두부는 역시 맷돌로 콩을 곱게 빻아 만들어야 제 맛이 난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두부와 함께 나오는 장류와 반찬류도 국산 식자재로 가정에서 직접 만든 것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직접 고안한 '흥부정식'과 '놀부정식' 세트 메뉴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단품 두부요리만 제공하면 객단가가 낮은 데다 소비자들이 식상해 하기 때문이다. 흥부정식은 청국장 콩비지 불고기 황태구이로,놀부정식은 두부보쌈 청국장 콩비지 등으로 구성했다. 가격은 1인당 1만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찾는 사람들이 많다. 청국장정식과 콩비지정식은 8000원씩 받는다.

이 대표는 "두부 맛은 오랜 제조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에 체인점은 고유한 맛을 내기 어렵다"며 "가맹점을 내달라는 사람들이 많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본점에서 직접 노하우를 익힌 직원들의 점포 독립을 지원해 전국에 복수 점포를 만들어 두부 맛을 지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02)735-9996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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