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하기 위한 핵자기공명(NMR) 스펙트럼 실험 도중 다른 연구자들이 잡음으로 치부해버린 신호를 이용해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를 고안해 낸 화학자 폴 로터버,한쪽 눈이 실명되자 철칙으로 여겨지던 '대칭성'을 버리고 비대칭의 세계를 아름답게 표현해낸 유리공예의 대가 데일 치후리.이들의 공통점은 상식의 울타리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했다는 것이다.

《상식파괴자》의 저자는 그래서 "세상을 이끄는 변화의 선두에 서려면 틀에서 벗어나 남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실패를 두려워 말라"고 강조한다.

저명한 뇌과학자이자 신경경제학 교수인 그는 뇌영상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동기와 의사결정,새로움과 대중의 압력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해 온 인물.이를 토대로 그는 창조적 사고의 원리를 뇌과학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이 창조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인간의 뇌는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반면 낯선 것을 싫어한다는 것,자신의 아이디어가 조롱받을까봐 지레 겁을 먹는다는 것,성공적인 아이디어를 가졌더라도 타인을 설득해 이를 현실화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창조적 사고로 커다란 성과를 거머쥔 사람들은 이들 세 가지 장애를 극복한 '상식파괴자'들이다. 저자는 상식파괴자들이 어떻게 사물을 지각하며 모두가 안 된다고 하는 일을 추진해 나가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유전공학의 아버지 캐리 멀리스,최초의 민간우주선 제작자 버트 루탄,웨이트 트레이닝의 선구자 아서 존스,소아마비 백신 개발자 조너스 소크 등 상식파괴자들이 여럿 등장한다.

색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부터 창조적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기술까지 성공적인 상식파괴자가 되기 위한 조건들이 책에 담겨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