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한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약속한 시한을 넘겨 7월 이후로 발표 시기가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7일 "몇 가지 변수가 남아 있어 아직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달 내 발표를 약속한 만큼 최대한 빨리 일정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상반기 중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을 마련하고 하반기에 매각공고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민영화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당초 금융위 주변에서는 이달 중순 또는 늦어도 25일을 전후로 공자위 의결을 거쳐 민영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으나 계속 미뤄지면서 마감시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매각방식을 특정짓지 않고 인수희망자가 제안한 매각방식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사실상 '백지위임' 방침을 굳힌 마당에 굳이 이를 공식화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해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6월 말이냐 7월 초냐 하는 시기보다는 얼마나 알맹이 있는 내용이 담기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며 "정부로서는 '시장에 책임을 미룬다'는 여론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민영화 일정이나 방식에 대해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우리금융 자회사인 경남 · 광주은행 등 자회사 분리매각 여부 등 어느 정도 기본 틀은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일각에서는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대형 금융회사에 대한 국제적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서둘러 발표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조기 실현에 대한 정부 의지에는 변화가 없다"며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 시장에 확실하게 전달되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