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채권매수 강도가 급속히 약해지고 있다. 선물시장에선 연일 순매도에 나서고 있고,현물 역시 신규 매수 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27일 한국거래소와 대우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주 국채선물시장에서 3조949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 초까지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던 외국인은 지난 16일 매도 우위로 돌아선 뒤 전주말까지 8일 연속 '팔자'를 나타냈다.

현물시장에선 '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규모가 크게 줄었다. 외국인의 이달(1~25일) 채권 순매수 규모는 5조6273억원으로 지난달(8조8501억원)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외국인 채권 보유잔액이 오히려 줄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이 만기가 돌아온 보유채권의 롤오버(이월) 외에 신규 투자는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주 외국인은 장외시장에서 약 1조4000억원의 채권을 사들였지만 보유잔액은 오히려 72조7188억원으로 전주보다 2808억원 줄었다.

하반기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국채 수익률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에 대한 선물환 규제가 강화되면서 선물시장 외국인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창섭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채 선물가격이 급락(수익률이 급등)하면서 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갔다"며 "외국인은 2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선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물환 규제에 앞서 포지션을 미리 늘렸던 외은 지점들이 추가 규제 우려로 비중을 다시 줄이면서 선물 매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펀드 결산이 있는 분기 말인 데다 일부 외국 기관들은 그간 많이 사들인 2~3년물을 중심으로 한국 채권을 덜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기 5년 이상의 장기물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재정거래와 환차익을 노리고 샀던 단기물 중심으로 차익 실현이 이어져 외국인의 채권 매수세가 주춤해졌다는 설명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