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들이 개발한 첫 정지궤도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이 남미 프랑스령 가이아나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천리안 위성은 27일 오전 6시41분(현지시간 26일 오후 6시41분) 가이아나우주센터에서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사가 개발한 아리안-5ECA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쏘아 올려졌다. 천리안 위성이 우주로 날아간 것은 2003년 9월 개발이 시작된 이래 9년7개월 만이다.

발사대를 떠난 후 189.2초가 지나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 페어링이 분리됐고 발사 24분 38초 후 최초 목표궤도인 천이궤도(Transfer Orbit) 진입에 성공했다. 천이궤도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곳은 251.1㎞,멀게는 3만5857.2㎞ 떨어진 타원궤도다.
'천리안' 위성 발사 성공…경제효과 4560억
발사 32분38초 후 2005.3㎞ 고도에서 발사체로부터 최종 분리됐으며 이때부터 위성에 탑재된 컴퓨터의 자동 프로그램이 작동하면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후 발사 38분 만인 오전 7시19분 호주 동가라(Dongara) 지상국과의 첫 교신에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교신 결과 위성의 전력상태와 내 · 외부 장비의 온도,탑재체들의 상태,위성의 자세 등 모든 게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위성은 발사 후 3시간이 지나 태양을 향해 태양전지판의 일부를 펼쳤고 발사 36시간 뒤에는 위성이 지구를 포착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발사 37시간,62시간,101시간 후 세 차례에 걸쳐 위성은 자체 엔진을 가동시켜 천이궤도에서 표류궤도로 상승하고 발사 후 6일이 되면 태양전지판이 완전히 펼쳐진다.

7일이 지나면 위성이 최종적으로 통신용 안테나를 펼치게 된다. 발사 후 약 2주가 지나면 표류궤도에서 고도를 높여 최종 목표궤도인 동경 128.2도 상공 정지궤도에 자리잡을 전망이다. 위성발사의 최종성공 여부는 이때쯤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천리안 위성의 발사 초기운용을 위해 30명 안팎의 국내 · 외 전문가그룹이 실시간으로 지상 네트워크 및 위성의 상태를 감시하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천리안 위성이 지상국과의 24시간 연속 교신을 확보하기 위해 호주 동가라 외에도 여러 차례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신 · 해양 · 기상 3가지 기능을 하나의 위성에 탑재한 복합위성인 천리안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독자 기상위성을 보유한 나라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외국 기상위성으로부터 받은 정보에 의존, 30분 간격으로 이뤄지던 기상예보가 통상 15분 간격으로 줄어든다. 위험기상이 발생할 경우엔 최소 8분 간격 수준으로 향상돼 국민생활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더불어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 해양관측위성을 운영함으로써 한반도 주변 해양환경과 수산정보를 실시간 관측해 해양자원 관리,해양환경 보전 등 해양영토 관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해양관측 정지궤도위성 분야를 선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산기술로 개발된 통신탑재체가 우주인증을 마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 번째 통신위성 자체개발국으로서 차세대 위성방송통신 서비스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또 경제 · 산업적으로는 위성 핵심부품 국산화를 통한 수입대체 및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한편 관련 산업으로의 기술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정부는 아시아 · 태평양 지역의 우주자원 신규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정지궤도 위성 주파수 및 궤도 확보에 따른 경제효과가 약 45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