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앞으로 5년간 발전플랜트 시장만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인도에서 새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박용만 ㈜두산 회장(사진)은 인도 델리 뭄바이 첸나이 지역 등을 방문,인도 정부 관계자들과 발전 및 전력사업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 26일 출국했다. 회사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올초 인도 라이푸르 지역에 1370㎿ 규모 초대형 석탄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계약을 12억6000만달러에 따낸 데 이어 추가 수주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현지 법인 두산밥콕 엔지니어링 서비스 등도 방문해 사업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다. 델리에 있는 이 법인은 200여명의 전문 엔지니어를 확보한 발전 · 플랜트 관련 업체로,인도 발전설비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인도 발전설비 시장 규모가 2017년까지 100GW(1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동과 중국에 이어 인도에서 향후 미래 먹을거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부족한 전력량을 확충하기 위해 '2012년 모두에게 전기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4만㎿의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GE 지멘스 등 글로벌 발전설비 회사들은 인도 시장을 겨냥해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박 회장의 인도 방문도 대규모 발전설비 시장을 놓고 글로벌 업체들과 본격 경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두산은 인도에서 발전플랜트뿐만 아니라 건설장비 및 공작기계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인도 굴착기 시장 규모가 현재 1만대 수준이지만,2016년에는 중국 시장 규모와 맞먹는 3만5000여대에 이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기계 부품을 만드는 장비'인 공작기계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산인프라코어는 뭄바이에 연간 3000대 규모의 굴착기 생산공장을,벵골 지역에는 공작기계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2007년 인도 현지에 굴착기 및 공작기계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계획을 보류해 왔다"며 "경기가 회복세에 진입했기 때문에 다시 인도 현지 공장 건설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