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테마펀드'로 각광받다 잊혀진 녹색성장펀드가 최근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7일 증권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형 녹색성장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25일 기준)은 10.11%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8.22%)을 크게 웃돌았다. 테마형 펀드 중 와인펀드(11.58%)에 이어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해외형 녹색성장펀드 수익률(1.99%)과 비교해도 뛰어난 성과다.

개별펀드 중에서는 한 달 동안 13.14%의 수익을 올린 '미래에셋맵스그린인덱스 A'가 1위를 차지했다. 'NH-CA대한민국녹색성장 A'와 '현대그린 1A'도 나란히 11%대 수익을 올렸다. 'NH-CA SK그룹녹색에너지 A'(10.46%)와 '산은그린코리아 1A'(9.98%)도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내며 선전했다.

녹색성장펀드는 2008년 4월 처음 출시된 뒤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 기조에 힘입어 각광을 받았다. 지난해에만 42개 펀드가 출시됐다. 녹색테마주가 시장의 관심을 끌면서 이를 편입한 녹색성장펀드의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을 웃돌기도 했으나 지난 2월 녹색테마주가 시들해지자 펀드 수익률도 뒤처졌다.

그러나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녹색 성장을 표방한 우량 기업들을 펀드에 적극 편입하면서 녹색성장펀드의 수익률이 반전하기 시작했다. 녹색성장펀드의 주 편입 종목으로 알려진 OCI는 최근 한 달간 27.22% 급등했고,LG화학(15.08%)도 코스피지수 상승률(9.33%)을 웃돌았다. 이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지난 한달간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대규모 유출되는 동안 녹색성장펀드에서는 5억원만 빠져나갔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전에는 풍력 태양력 등 중소형주들이 펀드에 많이 포함됐지만 최근에는 운용사들이 LG화학 현대차 삼성전자 등 '녹색'과 조금이라도 연관된 대형 우량주들을 녹색펀드에 편입하면서 펀드수익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녹색성장'펀드의 정의가 불분명해지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