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의실 청소부 아저씨의 이름을 적으시오."

졸업을 앞둔 마지막 시험에서 교수가 이런 문제를 냈다. 학생들은 당황했다. 일부 학생은 교수에게 장난으로 낸 문제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교수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자네들이 졸업해서 사회에 나가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야.어떤 일을 하든 모든 사람을 똑같이 존중해야 하네.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렇지.내가 자네들에게 마지막으로 가르치고 싶은 가장 중요한 교훈이 바로 이거야."

《리스펙트》는 마음을 움직이는 에너지인 '존중의 문화'가 기업,가정,사회,개인에게 얼마나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인지 보여준다.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3만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맥도날드의 직원들은 "우리 회사는 햄버거 회사가 아니다. 햄버거를 만드는 사람들의 회사다"라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정의한다. 햄버거가 아니라 사람이 주인공이라는 얘기다.

반면 1989년 흑인 노동자 차별대우 소송에 휘말렸던 제너럴모터스(GM)의 사례는 존중의 문화가 없는 회사가 치러야 할 비용을 보여준다. 백인과 같은 처우를 해 달라는 요구를 무시한 GM은 3800명이 제기한 집단소송에 휘말려 결국 4800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저자는 설득력 있는 예화와 통계자료,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과 비즈니스,부부 · 부모 · 자식간,학교 등의 관계를 두루 점검하며 다양한 존중의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특히 "조직의 리더는 훈계 · 질책 · 간섭보다는 상대방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경청 · 질문 · 격려하는 풀(pull)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CEO의 정의를 '최고경영자'에서 '최고격려자'로 바꾸라"고 말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