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분 만에 16조원(매수주문 5억주) 가량의 피해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매매사고가 일어났다.

이렇게 최초 5억주 매수주문을 내린 곳은 외국계증권사인 씨티그룹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28일 오전 10시께 한 증권사 창구를 통해 16조원 어치 기아차를 매수하려는 주문이 들어왔다.

최초 5억주에 달했던 이 물량은 3만2450원에 매수호가로 접수됐고, 이후 10여분 만에 주문취소 또는 매도 물량 등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후 돌연 최대 거래원 창구로 씨티그룹이 등장(약 31만주)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90억원 어치다.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발행주식수인 3억9000여만주보다 1억주 이상 많은 매수물량이 들어온 것에 대해 "불가능한 일이고, 주문실수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5억주에 이르는 매수호가에 매도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왔던 것으로 미뤄볼 때 매수자의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수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직접 목격했는데 씨티그룹 창구에서 30만주 가량이 체결되는 것을 보고 씨티 측의 주문실수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행히 전날 종가인 3만2400원보다 50원 정도 비싼 가격에 체결이 되어 막대한 금전적 피해는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한민수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