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국내 상장 종목에 대해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을 도입한다. 새 분류기준을 적용한 결과는 다음 달부터 공표돼 금융투자회사와 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28일 "현재 한국표준산업분류기준에 기초한 '한국거래소(KRX) 업종 분류'를 시장에 적용하고 있지만 글로벌 업종과 비교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투자 분석과 자산 관리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이용되는 GICS를 현 분류체계와 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ICS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1999년 공동 개발한 증시 전용 산업 분류기준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대부분 GICS 분류체계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자산 관리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되는 GICS는 현행 국내 산업 분류기준을 대폭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 GICS는 △1단계 경제섹터(10개) △2단계 산업군(24개) △3단계 산업(68개) △4단계 하위 산업(154개)으로 기준이 더 세분화돼 있기 때문이다. 기존 KRX업종분류는 생산활동이나 원재료를 중시하지만 GICS는 소비 관점에서 분류하는 차이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타이어의 경우 현행 분류로는 '화학제품 제조업'이지만 GICS로는 '자동차 및 부품(자유소비재)' 업종에 속한다.

현행 방식으로 국내 상장사를 분류하면 제조업 비중이 50%를 넘는 반면,GICS로는 소재 산업재 자유소비재 금융 정보기술 등 5개 섹터의 비중이 전체 시가총액의 84%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종목 분류 방식은 제조업에 몰려 있어 서비스 인터넷 등 다른 업종을 다양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며 "GICS를 활용하면 동일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을 하나로 묶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GICS 분류 결과와 주가,거래량 등 시장데이터를 다음 달 1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공표할 예정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