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금융위도 중재 나선 결제망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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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5억원이면 회사를 몇 개 차릴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진작에 조정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습니다. "(A증권 임원)
"주무관청인 금융위원회가 합의하라고 하니 존중한다는 입장입니다. 주주격인 은행들과 논의할 예정입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
은행과 증권사 간 금융결제원 지급결제공동망 이용료 공방이 갈수록 고조되자 금융위까지 양측 합의를 종용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당사자인 증권사와 금결원은 결제망 이용료 협상에서 한발씩 물러서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청와대에서 조정에 나선 것 아니냐" "먼저 중재에 나선 한국은행의 역할은 무엇이냐" 등 뒷말이 무성하다.
결제망 이용료 공방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감사원이 한은을 감사하면서 25개 증권사가 고객의 은행-증권 간 자금이체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내고 있는 지급결제망 이용료 4005억원 중 3300억원이 과도하게 책정됐거나 중복계산됐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금결원은 이후 결제망 이용료 계산방식을 바꿨다. 그러나 한 증권사가 최근 고객에게 대량자금이체(CMS)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결원에 4억6000여만원(새 계산방식 기준)만 내 사단이 벌어졌다. 지난해 같은 망에 가입할 때 종전 계산기준으로 21억4000여만원씩 냈던 증권사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금결원의 상위기관인 한은이 이달 초 중재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증권사들은 지난 14일 금결원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결원이 증권사들의 참가금을 계산하면서 공공재이자 독점적 서비스인 지급결제망을 사익화했는지가 이 사안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금결원은 한때 증권사들의 결제망 이용을 막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지적,한은 중재,공정위 심사 검토에 이어 금융위까지 조정에 나선 결제망 이용료 공방은 고객 입장에선 볼썽 사납기 그지 없다. 4005억원이면 증권사들이 독자적인 결제망을 구축하고도 남는다. 합리적으로 조정하되 고객을 볼모로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명수 증권부 차장 may@hankyung.com
"주무관청인 금융위원회가 합의하라고 하니 존중한다는 입장입니다. 주주격인 은행들과 논의할 예정입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
은행과 증권사 간 금융결제원 지급결제공동망 이용료 공방이 갈수록 고조되자 금융위까지 양측 합의를 종용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당사자인 증권사와 금결원은 결제망 이용료 협상에서 한발씩 물러서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청와대에서 조정에 나선 것 아니냐" "먼저 중재에 나선 한국은행의 역할은 무엇이냐" 등 뒷말이 무성하다.
결제망 이용료 공방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감사원이 한은을 감사하면서 25개 증권사가 고객의 은행-증권 간 자금이체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내고 있는 지급결제망 이용료 4005억원 중 3300억원이 과도하게 책정됐거나 중복계산됐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금결원은 이후 결제망 이용료 계산방식을 바꿨다. 그러나 한 증권사가 최근 고객에게 대량자금이체(CMS)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결원에 4억6000여만원(새 계산방식 기준)만 내 사단이 벌어졌다. 지난해 같은 망에 가입할 때 종전 계산기준으로 21억4000여만원씩 냈던 증권사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금결원의 상위기관인 한은이 이달 초 중재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증권사들은 지난 14일 금결원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결원이 증권사들의 참가금을 계산하면서 공공재이자 독점적 서비스인 지급결제망을 사익화했는지가 이 사안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금결원은 한때 증권사들의 결제망 이용을 막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지적,한은 중재,공정위 심사 검토에 이어 금융위까지 조정에 나선 결제망 이용료 공방은 고객 입장에선 볼썽 사납기 그지 없다. 4005억원이면 증권사들이 독자적인 결제망을 구축하고도 남는다. 합리적으로 조정하되 고객을 볼모로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명수 증권부 차장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