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위스키가 주류인 국내 위스키 시장에 돌풍을 불러 일으키며 시장의 5분의 1을 차지해버린 국산 위스키.바로 롯데칠성음료의 '스카치블루'다.

1997년 말 태어나 1998년 4000만원(주세 포함)으로 출발한 스카치블루의 매출은 2001년 1000억원,2005년에는 2000억원을 돌파했다.

접대비 실명제와 성매매금지법,2006년부터 이어진 시장의 역성장 속에서도 지난해 2060억원을 달성했다.

스카치블루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제품(품질)전략,유통전략,광고,판촉전략 측면에서 종합적인 마케팅의 성공작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완벽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스카치블루는 △30년산 △21년산 △17년산 '뉴 스카치블루 스페셜' △프리미엄급 '스카치블루 인터내셔널' △미니위스키 '스카치블루 포켓'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스카치블루 인터내셔널'이 베스트셀러로 전체 매출의 75%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21년산은 최고급 위스키의 대명사로 동급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2008년 2월엔 '30년산'을 내놓아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작년에는 가격과 용량이 적은 '스카치블루 인터내셔널'(180㎖)을 내놓았고,레저 · 야외활동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언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200㎖ 페트병 '스카치블루 포켓'을 출시했다.

제품전략 측면에선 부드러운 맛을 꼽을 수 있다. 스카치블루는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게 블렌딩됐다. 롯데칠성은 스트레이트로 위스키를 음용하는 경우가 많은 한국 사람들을 고려해 위스키 제조공정에서 배이는 연기 향을 조절,독특한 향과 최고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유통전략 측면에서는 고객 밀착 마케팅의 기본을 보여줬다. 출시되자마자 위스키의 주 소비장소인 유흥업소에 진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입 위스키 업체와 주류 도매상,유흥업소의 거래관계가 워낙 끈끈해 주류 전문업체가 아닌 롯데칠성이 시장에 진입하는 데는 벽이 두터웠다.

롯데칠성은 이때 소비자 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위스키를 주문할 때 '주위 사람들의 권유(45.1%)'를 우선 고려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를 토대로 유흥업소 종업원이 스카치블루를 추천하도록 유도하기로 전략을 세우고 영업사원들이 1인당 5~10개씩 대형 유흥업소를 맡아 화장실 청소부터 테이블 세팅까지 도와주며 인간적 관계를 맺었다.

석 달이 흐르자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쌓은 신뢰관계는 성공의 디딤돌이 됐다.

스카치블루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고객의 신뢰다. 위조방지시스템인 'DNA시스템'을 한 차원 발전시킨 'NEW DNA 시스템'은 독자적인 위조방지 라벨로서 어두운 술자리에서도 쉽게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안에 스카치블루 제품에 무선주파수인식(RFID)칩을 내장,소비자들이 휴대폰으로 양주의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