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월 말 세계 최초로 선보인 '파브 풀HD 3차원 LED(발광다이오드) TV'는 5월 말까지 국내에서만 2만6000대 팔렸다. 해외에서도 30만대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이제 막 제품 판매를 시작한 경쟁업체들과 달리 3차원(3D) TV 대중화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3D 전용 패널과 독자 개발한 3D 하이퍼리얼 엔진을 장착한 이 제품은 생동감 넘치고 편안한 입체화질을 구현한다. 영상에 따라 바뀌는 LED 광원의 밝기 조절 속도를 종전 제품보다 2배 이상 향상시켜 블랙 표현력을 높였다. 아직 3D 콘텐츠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파브 3D TV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것은 '3D 입체영상 변환기술' 덕분이다. 일반영상을 3D 입체영상으로 바꿔주는 '2D→3D 변환기술'을 탑재,3D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23.9㎜(8000 시리즈),26.5㎜(7000 시리즈)로 한층 더 얇아진 슬림 디자인도 강점이다. 신제품인데도 지난해 첫 출시 시점의 LED TV보다 가격이 낮은 것도 풀HD 3D LED TV가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LED TV의 경우 판매의 절반가량이 46인치 제품이었던 반면 3D LED TV는 절반 이상이 55인치 대형 제품이다. 3D 입체영상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대화면 제품을 선호하는 게 뚜렷하다.

3D 입체영상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다양한 체험 마케팅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 국내 최초로 3D로 즐길 수 있는 극장광고를 만들었고 풀HD 3D LED TV 체험버스도 운영 중이다. 55인치 3D LED TV 9대로 체험할 수 있는 거대 TV 조형물을 만들어 극장,전시관,스포츠 경기장,국제모터쇼 현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선보였다. 남아공 축구 축제 기간에는 걸그룹 카라가 발표한 축구 국가대표 응원송 '위 아 위드 유(We're with you)'를 3D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등 3D 입체영상 응원붐도 조성했다.

삼성전자는 3D 콘텐츠 확산을 위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영화 '아바타'를 통해 세계적으로 3D 열풍을 몰고 온 제임스 캐머런 감독,SM엔터테인먼트와 '3D 콘텐츠 리더십 협력'을 맺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아바타 제작팀이 보아,동방신기,소녀시대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와 콘서트를 3D로 촬영하면 이를 삼성전자가 3D TV 마케팅에 활용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삼성만의 차별화된 풀 HD 3D 화질과 3D 콘텐츠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5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