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첫 선을 보인 농심 둥지냉면은 월 평균 2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효자상품'이다. 지난 5월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판매된 둥지냉면 숫자는 4200만 봉지.19㎝인 이 제품을 나란히 이어 붙이면 세계에서 10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안나푸르나(8091m)와 같은 높이를 986번이나 쌓을 수 있다.

둥지냉면의 인기는 기존 냉장유통 냉면과 달리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하고 있다. 구입과 보관이 용이하고 1인분씩 포장돼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또 '둥지냉면 물냉면'은 국산 배와 국산 무로 담근 동치미 육수를 사용했고,'둥지냉면 비빔냉면'은 국산 배를 넣고 홍고추를 갈아 만든 비빔장을 저온에서 7일간 숙성해 고종황제가 즐기던 궁중냉면의 맛을 살려낸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농심은 둥지냉면을 탄생시키기 위해 2년간의 연구 끝에 네스팅(nesting) 공법을 개발했다. 네스팅 공법이란 면발을 새 둥지처럼 말아 바람에 그대로 말리는 방법으로,건면에서도 냉면의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면 제조공법이다. 기술 개발을 위해 농심은 라면 제조기술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건면 파스타 제조기술까지 접목시켰다. 2년 동안 사용한 재료의 양만해도 밀 144t,메밀 5t에 이른다.

농심은 출시 직후부터 매체광고 · 시음행사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렇다할 즉석냉면 브랜드가 없던 상황에서 농심은 출시 초기부터 신문 · TV ·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둥지냉면'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 회사 장재구 홍보팀 과장은 "팬층이 두터운 가수 이승기를 모델로 내세워 기존 즉석냉면의 주 고객인 주부층뿐 아니라 젊은층의 구매도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내 시음행사도 활발히 진행했다. 냉면시장 내 유일한 TV광고 제품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대형마트 내 PDP 등 매체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맛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동치미육수 시음행사를 실시해 매출 신장효과를 누렸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즉석냉면이 입점하기 어려웠던 전국 슈퍼마켓이나 소매점에도 입점할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여름철뿐 아니라 사계절 먹을 수 있는 '사시사철 둥지냉면'이라는 컨셉트로 마케팅을 펼친 것도 매출에 큰 도움이 됐다. 장지현 가톨릭대 교수 등의 자문을 구해 정통냉면의 본류인 평양냉면은 겨울철 동치미에 말아먹는 면요리였다는 역사적 근거를 발견하고, 계절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펼친 결과 겨울철에도 꾸준한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둥지냉면은 냉면류가 조리해서 먹거나 구매하기가 번거롭다는 점에 착안해 탄생한 상온냉면제품"이라며 "2010년을 '둥지냉면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고 미국,일본,중국,동남아를 중심으로 한국 전통 면음식인 냉면의 세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