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vs 非남미…브라질-네덜란드·독일-아르헨 '빅 매치'

절반이 남미팀 고지대 완벽 적응
사상 처음으로 유럽보다 많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8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30일 마지막으로 열린 16강전에서 스페인이 포르투갈을 1-0으로 물리치고 8강에 합류했다. 이로써 네덜란드-브라질，우루과이-가나，아르헨티나-독일，파라과이-스페인이 각각 4강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남미 팀들의 선전이 조별리그에 이어 16강전까지 계속된 가운데 8강 대진이 '남미 팀-비 남미 팀'으로 이뤄지면서 브라질 언론에서는 '남아공월드컵이 코파아메리카를 연상시킨다'고 보도하는 등 남미는 축제 분위기다. 월드컵처럼 4년마다 개최되는 코파아메리카는 남미대륙 국가대항전이다.

남미 대륙에서는 이번 월드컵에 5개 팀이 출전했는데 지역예선에서 2위를 차지한 칠레가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0-3으로 져 귀국길에 올랐을 뿐 나머지 네 팀이 8강에 올라 우승 꿈을 키워가고 있다.

반면 남미와 함께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유럽은 13개 팀이 본선에 올라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등 세 팀만 8강에 살아남았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첫 월드컵이 열린 이후 남미 팀이 유럽 팀보다 8강에 더 많이 올랐던 적은 없다.

남아공월드컵에서 남미 팀이 선전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제시되고 있다. 남미가 남아공과 같은 남반구에 있어 계절적 영향 등에서 타대륙 선수들보다 적응하기 쉬웠고，남미 역시 남아공의 개최도시들처럼 고지대가 많은 것도 유리하게 작용했으리라는 해석 등이 잇따르고 있다.

브라질 언론에서는 남아공월드컵 준결승전이 사상 처음으로 남미 팀들 간 대결로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번 대회 우승국은 남미 대륙에서 나온다.

2006년까지 18차례 월드컵에서 남미와 유럽은 9차례씩 우승을 나눠 가졌다. 역대 월드컵에서 유럽 팀끼리만 준결승을 치른 경우는 네 차례나 있었지만，남미 팀끼리 4강에 오른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승부를 섣불리 점치기는 어렵다. 남미 팀과 싸울 스페인이나 독일 네덜란드 모두 우승 후보다. 스페인은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이고 독일은 2006년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토너먼트 대회의 강호'로 꼽힌다. 남미 최강 브라질 역시 우승 후보이긴 하지만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8강에 오른 파라과이도 우승 후보 스페인과 힘겨운 일전을 벌여야 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