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뮤지컬 '서편제'-다국적 '빌리…'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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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3일 나란히 무대 올라
제작비 135억들인 '빌리'에 한국형 다윗 '서편제' 도전
제작비 135억들인 '빌리'에 한국형 다윗 '서편제' 도전
국내 창작뮤지컬 '서편제'와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내달 13일 국내에서 첫 무대를 갖는다.
총 제작비 135억원을 들인 '빌리 엘리어트'는 해외에서 판권을 사온 라이선스 작품 중 올해 최고의 '대어'로 꼽힌다. 영화(2000년 개봉)의 인기에 힘입어 뮤지컬(웨스트엔드 2005년,브로드웨이 2008년)로도 흥행성을 검증받았기 때문이다. 국내 27개 공연기획사가 판권 경쟁에 뛰어들었을 정도다.
이에 비해 23억여원으로 세계시장을 겨냥해 만든 창작극 '서편제'는 '제2의 명성황후'에 도전하고 있다. 작품성은 아직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이들 작품은 예술혼을 둘러싼 부자(父子)관계,성공한 원작,국내외 거장들로 구성된 제작진 등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형 다윗'과 '다국적 골리앗'의 대결이라 할 수 있다.
◆예술을 향한 한(恨)과 열정
뮤지컬 '서편제'의 원작은 고(故) 이청준의 단편소설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1993년 작)다. 영화는 국내 첫 관객 1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뮤지컬에는 '사랑가' 등 정통 판소리는 몇 곡에 지나지 않고 편곡된 서편제 가락에 팝과 록,발라드,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어우러진다. 또 대사를 최소화하고 노래로만 극을 이끌어가는 정통 유럽식 뮤지컬인 '송 스루(song-through)'형식을 택했다.
'서편제'가 자신의 꿈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가부장적인 한국형 부정(父情)을 그렸다면 '빌리 엘리어트'는 자식의 꿈을 지지하는 서구적이고 직설적인 아버지의 사랑을 표현했다.
◆외국 대작이 장악한 안방에서 승부
당초 지난해 선보일 예정이던 '서편제'는 올해 극장(두산아트센터 연강홀,620석)을 간신히 잡아 11월7일까지 공연한다. 불황이 극심한 국내 뮤지컬 시장에선 "고루한 느낌의 판소리에 뮤지컬을 덧입혀 승산이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제작사는 뮤지컬 시장을 좌우하는 20~30대 여성 관객들만이 아니라 '이청준의 문학세계'를 이해하는 30~40대 남성,비슷비슷한 외국산 대작 뮤지컬에 싫증 난 관객층을 적극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서편제'는 국악과 대중음악,이청준의 소설을 절묘하게 엮어낸 만큼 복합적인 예술성과 독특한 감수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인기 대중가요 작곡가인 윤일상씨와 국악인 이자람씨 등이 공동 음악감독을 맡았고 가수 JK김동욱(유봉 역),뮤지컬 배우 차지연(송화 역) 등 스타들이 출연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 이규대씨와 함께 '내 이름 예솔아'를 불렀던 국악인 이자람씨는 여주인공 송화 역도 함께 맡았다. 이씨는 서울대 국악과 시절 8시간짜리 동편제 판소리 '춘향가'를 완창한 최연소 기네스 기록을 갖고 있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LG아트센터(서울 역삼동 · 1100석)에서 내년 2월 말까지 공연하는 '빌리 엘리어트'는 발레와 탭댄스,힙합까지 넘나드는 아역 배우들의 춤실력을 자랑한다.
몸에 줄을 매달아 허공에서 펼치는 '와이어'장면도 놓치기 아깝다. 영국 극작가 리 홀이 각본과 작사,'라이온킹''아이다'로 오스카상과 토니상을 거머쥔 엘튼 존이 음악을 담당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