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방, 벌써 6000곳…이젠 '카페형'으로 진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만개 시대올까‥
수도권은 포화, 생존경쟁 치열…좋은 점포 골라 인수하는게 유리
복합레저공간으로‥
매장 고급화…음료·식사제공, 기대 수익 낮추고 차별화해야
수도권은 포화, 생존경쟁 치열…좋은 점포 골라 인수하는게 유리
복합레저공간으로‥
매장 고급화…음료·식사제공, 기대 수익 낮추고 차별화해야
스크린골프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급증한 데 따른 현상이다. 2007년 말 900여개에 불과했던 전국의 스크린골프방은 매년 2000여개씩 증가해 현재 6000개를 넘어섰다. 관련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1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크린골프방 이용자도 지난해 127만명에서 올해는 170만명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스크린골프방은 화이트칼라 등 중 · 장년층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 중 하나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스크린골프방이 우후죽순식으로 생겨나면서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시설이 낙후됐거나 경쟁력이 뒤처지는 매장의 경우 매물로 나온 곳도 많다. 골프 전문 컨설턴트인 배필효 나샷골프 대표는 "골프방 시장이 당분간 더 커지겠지만 기대 수익률은 대폭 낮춰야 한다"며 "신규 창업보다는 좋은 매물을 골라 투자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스크린골프방 1만개 시대 오나
프랜차이즈와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사업 방식인 스크린골프방은 2005년 창원과 울산 등 지방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수도권에도 2007년 초부터 스크린골프방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스크린골프방은 PC방,DVD방,노래방에 이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요즘 새로 문을 연 스크린골프방은 음료나 가벼운 식사 등이 가능한 다양한 부대 서비스로 신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직장인들이 동아리 모임이나 접대 차원에서 스크린골프방을 찾는 사례가 늘면서 이용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포스코 인근에서 '골프존7'을 운영하는 김흥겸 대표(서울산업대 교수)는 "필드에 나갈 엄두를 못 내는 20~50대 직장인은 물론 주부 및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이 찾아와 시장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은 6000개를 넘어선 스크린골프방을 지금 시작해도 될지 여부다. 아직은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도심에서 손쉽게 골프 연습을 할 수 있고,재미를 느낄 수 있는 스크린골프방 이용객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향후 2,3년 정도는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동훈 골프존 마케팅본부장은 "연간 450만명에 달하는 골프장 이용객 가운데 스크린골프방을 찾는 고객이 150만명 정도로 마니아들만 잡아도 성장성은 충분하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1만개까지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입지와 시스템이 승부처
스크린골프방을 열려면 최소 1억원(점포비 제외 · 장비 3대 기준)이 필요하다. 최근 대형 매장이 늘어나면서 6억~7억원 정도 들어가는 투자형 창업도 많다. 골프방은 전문적인 지식이 크게 필요 없고 인건비 부담이 적어 초보 창업자들이 시작해도 큰 부담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골프존,알바트로스 등 스크린골프 시스템을 제공하는 본사에서 실시하는 3~4일짜리 교육만 받아도 매장을 운영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소형 매장은 한 명의 서비스 인원만으로 운영할 수 있다. 스크린골프방은 오피스 빌딩과 유흥가가 형성돼 있고,아파트 단지까지 인접한 지역이 최상의 입지 조건으로 꼽힌다.
골프 솔루션도 매장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다. 골프 솔루션을 선택할 때는 센서 성능과 그래픽,가격 등을 체크해야 한다. 개인 창업자가 스크린골프방을 오픈할 때 어떤 회사의 솔루션을 도입하느냐에 따라 브랜드가 결정된다. 솔루션 공급 회사는 방 한 개에 필요한 센서와 프로젝터,PC 등을 세트로 제공한다. 올 들어 '골프존'의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섰고,'알바트로스''패밀리' 등이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차별화해야 살아남는다
스크린골프방은 최근 대형화 · 고급화되는 추세다. 고객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스윙을 분석 · 기록해 인터넷을 통해 프로 코치가 레슨을 해주는 동영상 서비스 등 고부가 기능을 가진 골프방이 증가하고 있다. 카페형으로 매장을 고급스럽게 꾸며 술과 음료,가벼운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 늘고 있다. 야외 인도어 골프연습장에 프로젝터를 설치하는 곳도 있다.
김 대표는 "건전한 레저스포츠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직접 골프방을 열었다"며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져 골프 연습과 함께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복합 레저공간'으로 변신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