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민선5기가 1일부터 시작된다. 새 임기를 시작하는 자치단체장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6 · 2 지방선거에서 여야 구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지만 주민들을 위한 정책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한국경제신문은 선거 이후 정책조율을 마친 기초자치단체장들의 구상을 들어보기 위해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강남구는 서울의 경제 중심지입니다. 강남 순환 지하경전철을 건설해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구내 입주 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

신연희 신임 서울 강남구청장(62)은 강남구의 동서 축을 잇는 순환형 지하경전철 건설을 가장 많이 강조했다. 순환경전철과 기존 지하철 노선을 연결해 강남구의 최대 난제인 교통난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신 구청장은 "강남구의 교통문제는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경전철 추진팀을 연내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KTX가 정차할 수서역 인근에 환승센터를 만들고 자전거 도로를 확충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가용 이용을 줄이도록 유도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 구청장은 강남구의 첫 여성 구청장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7급 공채시험에 합격,서울시 회계과장,소비자보호과장,행정국장,여성정책보좌관 등을 거친 행정전문가다.

재건축 문제는 최대한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건축은 부동산 정책이나 시장동향과 맞물리는 문제이긴 하지만 개포주공,은마아파트 등은 주민의 주거안전 측면은 물론 명품 도시 건설차원에서도 실기(失機)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보금자리 주택과 KTX역사가 들어설 세곡동 일대를 첨단 그린시티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한국전력,서울시립병원,한국감정원 등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부지를 개발해 양재천,대모산 등과 연결되는 쾌적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공실률이 높아진 강남대로,테헤란로의 빈 사무실에 대한 활용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빈 사무실 일부를 구청이 임차한 뒤 영화,음악,패션 등 젊은이들의 작업공간으로 제공하는 방안이다. 그는 "임대료는 일단 구청이 부담하고 입주자에게는 3~4년 후 창업에 성공하면 받는 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청년일자리를 만들고 빈 사무실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구청장은 "서울시의 1도심 · 5부도심 체제 때문에 강남 일대가 도심으로 대접받지 못해왔다"며 "기업 활동을 돕는 행정과 인프라를 확충하고 은행본점 유치 등을 통해 도심지 격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남 · 강북 2도심 체제로 서울의 도시공간을 재편하자는 얘기다.

교육분야에선 학부모들이 사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방과후 학교를 내실화하겠다고 말했다. 사교육 수요가 많은 수리,언어 부문의 우수교사 확보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강황식/최진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