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국립공원 바깥 지역에서 폐사했다고 30일 밝혔다.

폐사한 곰들은 2007년 러시아에서 도입한 4년생 수컷(RM-24번)과 2005년 북한에서 도입한 6년생 암컷(NF-8번)이다.수컷은 지난 12일, 암컷은 29일 각각 위치추적 발신음이 움직임이 없는 상태로 수신됐으며,이에 따라 현장 직원이 확인한 결과 사체가 발견됐다.

산청지역 마을 인근의 산악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수컷은 특별한 외상 흔적이 없어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조직 검사를 의뢰한 결과 감자,마늘,고추,사과 등 작물에 사용되는 살충제 농약인 포레이트(Phorate) 성분이 다량 검출됐다.지역농가에서 사용하고 방치한 농약을 곰이 먹은 것으로 추측된다.

암컷은 구례지역 외딴 마을에서 100m 떨어진 야산에서 발견됐는데 목에 올무가 걸린 채 나무에 올라가 버둥거리다 올무 줄이 나무에 뒤엉킨 상태에서 떨어져 질식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송동주 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장은 “사용한 농약병의 완전회수와 올무설치 금지,샛길출입 자제 등 지역주민의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공원구역 바깥지역을 포함하는 곰 보호구역을 설정해 지역주민과 협력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