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소지섭-김하늘의 아름다운 '사랑의 대화'가 6.25전쟁으로 인해 더욱 찬란한 슬픔으로 빛날 예정이다.

드라마 '로드넘버원'에서 열연중이 두 사람은 전쟁이라는 참혹함 앞에서 헤어질 수밖에 없는 기로에 놓인 장우(소지섭 분)와 수연(김하늘 분)의 안타까운 심정을 절절히 표현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하늘을 눈물을 머금었고 소지섭은 가슴으로 흐느꼈다.

지난 3월 26일 경기도 일산 세트장에서 이뤄진 이 날 촬영은 최소한의 스태프들만 자리를 지킨 가운데 이뤄졌다. 실제를 방불케 하는 두 사람의 키스신에 현장을 지키던 여성 스태프들은 "두 사람이 정말 사귀는 사이 아니냐"며 시샘의 목소리를 냈을 정도. 격렬하면서도 애절한 두 사람의 키스신은 누구랄 것 없이 숨을 죽여 솜을 스치는 소리가 그대로 들릴 정도로 적막한 상황 속에 진행됐다.

'로드넘버원' 최고의 멜로신으로 회자될 이번 장면은 화면으론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장면이었지만 촬영을 하는 두 사람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화면상으로는 꽃가루가 날리는 것처럼 아름다운 영상이지만 현장에서는 온통 솜먼지 투성이라 숨쉬기도 힘든 상황.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도 컷 소리가 떨어짐과 동시에 참았던 기침을 쏟아냈다. 김하늘은 촬영 중 진드기에 물리는 흔치 않은 경험으로 고생해야 했다.

'전쟁 같은 멜로와 멜로 같은 전쟁'이라는 이장수 감독의 모토처럼 장우와 수연의 키스는 격정적이고 아름다웠다. 수연을 쫓아 골목을 헤매고 있는 태호(윤계상 분)을 피해 숨어들어간 솜틀집에서의 키스신은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 중에도 서로를 그리워했던 두 사람의 절절한 마음을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김하늘은 "극 중 장우와 수연의 사랑이 너무나 애절하고 절박한 상황에서의 사랑연기라 부담감이 컸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래도 소지섭 씨가 많은 부분 배려하고 같이 이끌어 주는 스타일이라 연기하는데 편하게 몰입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지섭 역시 "연기자 김하늘이 아닌 수연으로 다가와 덤덤히 연기해 주어 나도 금방 장우라는 인물에 젖어들 수 있었다"며 길고도 짧았던 멜로신의 소감을 고백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