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국영 항공사인 '두바이 에어로 스페이스 엔터프라이즈(DAE)'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유럽 항공사인 에어버스와 미국의 보잉사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DAE가 이들 항공사에 주문한 290억달러(약 35조원) 규모의 항공기 주문을 취소할 것을 우려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DAE가 에어버스와 보잉사에 낸 항공기 218대의 주문을 취소 · 연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DAE는 2007년 보잉 118대,에어버스로부터 100대의 항공기를 2013년까지 인도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287억달러에 이른다.

이와 관련,보잉과 에어버스 측은 "고객과의 계약에 관한 사항은 말할 수 없다"며 "다만 아직까지 주문이나 인도가 취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DAE의 항공기 주문 취소 설이 확산되는 배경엔 지난해 11월 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뒤 채무조정 과정을 밟고 있는 두바이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가 자리잡고 있다. 두바이월드의 자회사가 DAE의 대주주이다.

두바이월드는 지난 5월 채권단과 5~8년 동안 235억달러를 상환하는 채무조정안에 합의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