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중미통합체제(SICA) 8개국 정상들은 30일(한국시간) 한국기업들의 정보기술(IT),에너지,광물자원,인프라 분야의 중미 진출 확대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양측 정상들은 이날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제3차 한 · SICA 정상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 등을 담은 13개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회의에선 한국의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및 SICA 옵서버 가입 합의 등으로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진출 분야 다양화

이 대통령은 중미 시장을 잡기 위한 '비즈니스 외교'에 중점을 뒀다. 현재 SICA 회원국에는 280여개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지만 의류 및 봉제 등 경공업이 대다수다. 이번 정상회의는 현지 한국기업의 체질을 인프라,플랜트,IT,에너지 등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경제 재건 사업을 한창 벌이고 있는 중미 지역에선 수력,디젤,화력 발전소 등 대형 플랜트 발주가 상당해 한국기업으로선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옵서버 가입으로 SICA정상회의 및 특정 각료회의에 참석하게 돼 경협 확대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의의 또 하나 특징은 한국의 경제개발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자문을 제공하는 지식공유사업(KSP)을 시행하기로 한 점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SICA 사이에 있는 태평양은 더 이상 양측 간 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SICA 정상들은 북한의 천안함 침몰 소행을 비판하는 특별선언문을 채택했다.

◆릴레이 정상회담

이 대통령은 이날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대통령 등과 잇달아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현지 한국 기업들을 측면 지원했다. 라파엘 알부르케르케 도미니카 부통령과도 만나 이동 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태권도 공인2단인 포르피리오 로보 온두라스 대통령에게 현지에서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20대 여성 한지수씨를 언급,"각별히 관심 갖고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파나마시티=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