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귀환…판 커진 7·28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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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권익위원장 '은평을' 출마 위해 사퇴
당선 여부따라 내년 총선·대선레이스에 영향
당선 여부따라 내년 총선·대선레이스에 영향
"다시 들판으로 나갑니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30일 7 · 28 재보선 서울 은평을 출마를 위해 취임 9개월 만에 권익위원장직을 물러났다. 그는 생애 처음이었던 중앙부처 공직자의 옷을 벗으면서 "죽든 살든 선거로 평가받겠다. 이것이 이재오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 권력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권익위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임 기념특강'을 갖고 "지난 9개월이 아침에 출근했다 퇴근하는 기분"이라며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돼서 매우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개인의 정치적 목적이나 개인의 정치적 이유로 자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마음이 무겁다"며 "나에게 주어진 고난의 길을 내가 피할 수 없는 그런 입장이라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래 내 삶이 들판에서 시작됐고 내가 나가는 들판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그저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지금까지 내 삶이었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다가 내 역할을 끝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그의 출마로 재보선의 판이 커졌다. 그의 당선 여부에 따라 2012년 총선은 물론 대선레이스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원장이 원내 진입에 성공하면 그동안 대안부재에 시달렸던 친이계가 그를 중심으로 다시 막강한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를 정점으로 한 친박(친박근혜)계와의 대립구도 또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반대로 이 위원장이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생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측근들은 "패배하면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재보선 승리는 녹록치 않다. 야 5당은 은평을 선거구에 후보 단일화를 내기로 합의했고 '4대강 찬성세력과 반대세력의 상징적 싸움'이라고 규정,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민주당에선 장상 최고위원과 한광옥 상임고문, 이계안 전 의원, 최창환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등이 경합하고 있고, 친노 직계를 내세운 천호선 국민참여당 최고위원,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위원장은 1일 은평 지역 사무실에서 재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30일 7 · 28 재보선 서울 은평을 출마를 위해 취임 9개월 만에 권익위원장직을 물러났다. 그는 생애 처음이었던 중앙부처 공직자의 옷을 벗으면서 "죽든 살든 선거로 평가받겠다. 이것이 이재오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 권력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권익위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임 기념특강'을 갖고 "지난 9개월이 아침에 출근했다 퇴근하는 기분"이라며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돼서 매우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개인의 정치적 목적이나 개인의 정치적 이유로 자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마음이 무겁다"며 "나에게 주어진 고난의 길을 내가 피할 수 없는 그런 입장이라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래 내 삶이 들판에서 시작됐고 내가 나가는 들판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그저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지금까지 내 삶이었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다가 내 역할을 끝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그의 출마로 재보선의 판이 커졌다. 그의 당선 여부에 따라 2012년 총선은 물론 대선레이스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원장이 원내 진입에 성공하면 그동안 대안부재에 시달렸던 친이계가 그를 중심으로 다시 막강한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를 정점으로 한 친박(친박근혜)계와의 대립구도 또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반대로 이 위원장이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생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측근들은 "패배하면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재보선 승리는 녹록치 않다. 야 5당은 은평을 선거구에 후보 단일화를 내기로 합의했고 '4대강 찬성세력과 반대세력의 상징적 싸움'이라고 규정,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민주당에선 장상 최고위원과 한광옥 상임고문, 이계안 전 의원, 최창환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등이 경합하고 있고, 친노 직계를 내세운 천호선 국민참여당 최고위원,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위원장은 1일 은평 지역 사무실에서 재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