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비수기인 2분기에도 분기기준 사상 최대인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도 30%를 넘어선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하이닉스의 주력품목인 DDR3와 낸드플래시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초과함에 따라 가격이 상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사이클이 2분기 비수기를 거쳐 3,4분기에 성수기로 접어드는 만큼 금융위기와 같은 대형악재만 터지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도 반도체업체들이 호황가도를 달려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부족은 계속되고

지난 3월까지 하이닉스는 고객들이 주문한 수량의 60%밖에 제공하지 못했다. 기업들이 PC교체에 나서며 반도체 수요는 증가했지만 생산시설은 2007년 이후 지속된 불황으로 크게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양상은 비수기인 2분기에도 지속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에도 고객들의 주문이 많이 밀려들었지만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통상 3주일치에 달하던 반도체 재고물량도 현재 1주일치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주력제품인 1기가비트(Gb) DDR3 가격은 지속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최근 고정거래가격은 일부업체의 주문 취소에도 불구하고 개당 2.63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5월 말(2.72달러)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하이닉스 제품군에서 DDR3의 비중은 70%에 달해 이 같은 가격강세는 그대로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DDR3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50나노 공정을 적용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밖에 없고 마이크론과 엘피다 등은 여전히 DDR2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대 이익 거둔다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2006년 4분기 8580억원이었다. 대우증권,대신증권,한국증권 등은 30일 일제히 하이닉스 2분기 이익전망을 1조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했다.

D램 가격의 강세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수요증가도 하이닉스 실적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이 잇따라 출시되며 여기에 필요한 낸드플래시 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6기가 낸드 제품의 가격은 지난 4,5월 각각 3%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6월 들어 8%나 상승했다.

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2분기에 2조7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반도체 호황은 당초 경기가 하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로 반도체 시설투자를 할 능력이 있는 회사가 삼성전자밖에 없기 때문에 공급부족 현상은 성수기인 3,4분기로 들어가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윈도7 출시 등으로 기업들의 PC교체 수요가 본격화되고 있는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라는 대형수요처까지 생겨나 반도체가격 강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